임신 중 발열·결핵·스트레스 등으로 태아 시절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노출되면 뇌 속 스트레스 조절 기능에 일생동안 영향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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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가 자궁에서 경함한 부정적인 스트레스가 40대까지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개인의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영향이 평생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하버드대 의대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은 논문을 국립과학원 회보(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스트레스는 주변의 요구 또는 도전으로 인한 정서적·육체적 긴장 반응이다. 스트레스 요인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긍정적인 요인은 일·학업 등 일상에서의 책임과 의무로 대처 가능한 것들이다. 이들은 도리어 건강에도 유익한 것을 알려져 있다.

반면 부정적인 스트레스는 이혼·실직·사랑하는 이의 죽음 등 삶을 바꿀 수 있는 돌발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많은 학자들은 스트레스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관여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스가 길어지면 면역체계, 위장관, 심혈관, 생식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최근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모체가 받는 스트레스가 임신, 태아의 대사기능, 감정 및 인지발달 등에 영향을 준다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이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태아시절 스트레스를 겪은 이들이 성인기 스트레스 반응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태아시절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총 80명의 남녀(각 40명씩)을 추적관찰했다. 데이터는 자궁 내 피폭에서 비롯될 수 있는 의료위험 요인을 조사하는 장기 연구인 ‘뉴잉글랜드 가족 연구’의 것을 차용했다.

그 결과 참가자 중 절반은 심각한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중 상당수가 모친이 임신 중 열, 전결핵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생과 관련한 임신 합병증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강한 부정적 스트레스에서도 발생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신경학적 반응과 태아시절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노출된 것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다.

그 결과 산모 스트레스로 태아 시절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노출됐던 이들은 45년 후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종양 괴사 인자-알파(TNF-알파)와 인터류킨-6을 포함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스트레스에 반응에 유의미하게 많이 분비됐다. 또 남녀에 따라 영향을 받는 사이토카인이 달랐다.

남성의 경우 TNF-알파의 노출이 낮을수록 뇌 활동을 촉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와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 사이에 더 활발한 의사소통이 일어났다.

여성은 인터류킨-6의 노출이 높을수록 스트레스 자극과 관련한 기억 또는 각성을 제어하는 뇌 영역인 해마의 활동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또한 TNF-알파와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0 의 비율이 해마와 시상 하부가 소통 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발견했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질 엠 골드스테인(Jill M. Goldstein) 박사는 “스트레스 회로가 임신 기간 동안 뇌의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이는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며 “회로의 조절 이상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새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중 일부는 면역체계 역할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스트레스가 높을 경우 태아의 두뇌발달에 관여하며, 이는 평생동안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러한 정신 질환이 남성과 여성의 뇌에서 다르게 발달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는 예방을 위한 조기치료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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