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제품을 언급하지만 광고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또한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의 여러 항문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본 칼럼에서는 가장 흔한 ‘치핵’을 다루고자 한다.)
Q. 치질을 개선하기 위한 바람직한 생활습관은?
항문의 점막 아래에는 수많은 혈관이 그물처럼 형성되어 있다. 치질은 항문 주위의 혈관과 점막이 붓고 늘어나서 생기게 된다. 치질의 악화 요인들을 살펴보면 변비로 인해 배변을 볼 때 과한 힘을 주거나 오래 앉아있는 경우, 지나친 음주,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거나 서있는 행동, 비만, 임신 등이 있다.
만약 평소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재발하기 쉽다. 평소 섬유질이 많은 식사와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는 식습관이 기본이다. 배변을 볼 때에는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지 않고, 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짧게 있다가 다시 배변욕구가 느껴질 때 변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에 치질로 고생중이거나 변비가 있어 불가피하게 힘을 많이 주게 된다거나 통증이 있다면 단기적으로 변비약을 복용해볼 수 있다. 이때는 장을 자극하는 성분보다는 섬유질을 공급해주는 차전자피 성분을 권한다.
그리고 배변 후 또는 취침 전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면 항문괄약근이 이완되고 혈행이 개선된다. 대한소화기학회 제안에 따르면 따뜻한 온도의 일반 수돗물로 3~5분 정도 좌욕하는 것이 적당하며 15분 이내로 제한한다. 항문부 피부의 화상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어 너무 오래 좌욕을 할 필요는 없다.
Q. 먹는 약이 좋을까? 바르는 약이 좋을까?
약국에 치질약을 구매하러 오는 분들 대부분은 이미 증상을 느끼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아픈 불편함을 호소하는 상태이다. 이런 경우는 빠른 효과를 위해 증상완화에 초점을 두어 우선적으로 외용제를 선택한다.
먹는 약의 경우(치센캡슐, 푸레파베인캡슐, 치스민캡슐, 케이나정, 엘라스에이액, 치지래과립 등)엔 혈관탄력성을 개선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나 한방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용제를 사용하면서 보조적인 역할로 먹는 약을 함께 복용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자주 재발하는 경우 예방 차원에서 꾸준히 복용할 수 있다.
# 외용제 선택 꿀팁
1. 내치핵
내치질의 경우는 좌제(포스테리산좌제, 렉센에스좌제, 푸레파인좌제 등)를 추천한다. 연고제형 제품을 주입기를 이용해 항문 안으로 주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치질은 치핵이 항문 안 치상선 위쪽에 발생한다. 치상선 위쪽으로는 감각신경이 없기 때문에 평소 통증이나 가려움 같은 증상이 없지만 변에 피가 비치거나 배변 후 출혈을 보이고 항문 밖으로 나온 핵이 배변 후 저절로 들어간다.
2. 외치핵, 치열
밖으로 돌출된 치핵이나 항문이 찢어져서 생긴 통증, 가려움, 작열감, 부종, 출혈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복합 성분 제품(프레스탑연고, 푸레파인연고, 엑스칠플러스연고, 치젤연고 등)을 선택해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키는 것이 좋다.
<복합 성분 제품의 각 성분 역할>
혈관수축작용: 페닐레프린, 메틸에페드린, 테트라히드로졸린
국소마취작용: 리도카인, 프라목신
가려움 완화: 디펜히드라민
소독: 클로르헥시딘
피부재생: 알란토인, 토코페롤, 레티놀
단, 복합성분 제품에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혈관수축작용을 하는 성분(페닐레프린, 메틸에페드린, 테트라히드로졸린)이 들어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질환, 고혈압, 갑상선질환, 당뇨병,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곤란 환자는 사용금기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혈관수축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포스테리산연고, 헤모렉스크림, 치쏙크림 등)을 선택한다.
3. 임산부 치질약
치질로 고생하는 임산부의 경우에는 국소마취, 혈관수축 성분 등이 포함되지 않은 단일성분의 연고(포스테리산연고)를 우선 권한다. 진료 후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서는 복합성분의 연고도 사용해볼 수 있다. 임산부는 반드시 약사나 의사와 상담한 후에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도록 한다.
Q. 병원에 가야 하는 치질은?
초기에는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하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의약품으로 셀프케어가 가능한 초기 단계는 치핵 1,2기에 해당한다. 변을 볼 때 돌출은 없지만 약간의 피가 나는 상태(치핵 1기)와 항문의 핵이 빠져나오는데 배변 후 저절로 다시 들어가는 경우(치핵 2기)이다. 즉, 배변을 볼 때 불편한 느낌이나 항문 쪽 피부가 조금 나온 듯 하고, 대변이나 휴지에 피가 묻어나온다면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밖으로 나온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거나(치핵 3기), 그래도 핵이 계속 나와 있다면(치핵 4기)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반드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치해두면 핵의 크기와 통증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이 외에 출혈이나 통증이 심하거나 발열이 있을 때, 출혈 시 피가 검은색일 때,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의 대장 질환이 있는 경우,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12세 미만에게 나타난 경우, 일반의약품으로 일주일 이상 치료하였지만 개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도록 한다.
약사천제하,최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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