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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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성장 시기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먹는 음식 하나하나도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 영양불균형에 시달릴 경우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악영향을 받기 때문에 성장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식품들로 식탁을 장식하게 된다.

아이의 성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에게 '커피'는 절대 피해야 하는 기호 식품 중 하나다.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은 각성 효과 덕분에 성인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지만, 소아나 청소년 등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자녀가 커피를 섭취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커피가 성장을 방해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는 커피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가 어린 시절의 신체적인 발달을 방해한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대신 키 성장은 주로 다른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데, 예를 들면 지금까지 확인된 수백 개의 유전자가 사람의 키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영아기에 충분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했거나 각종 질환에 노출된 경우 뼈 성장을 늦출 수 있으며, 이유식의 종류 등 다양한 요인들이 키 성장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커피가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1980년대 몇몇 연구를 통해서 카페인이 칼슘을 배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카페인의 과다 섭취가 골다공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밝혀졌다. 이에 성장기에 커피를 많이 마시면 뼈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키 성장에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이론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는데, 커피를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칼슘의 주요 공급원인 우유를 덜 소비한다는 것이다. 즉, 커피 섭취 때문이 아니라 칼슘 부족이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영국 애스턴대학교의 영양사 듀안 멜러(Duane Mellor)는 또 다른 이론에 대해서 언급했다. 일부 연구에서 태아가 카페인에 노출되면 자연 유산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임산부는 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되고 있다. 멜러는 아이들의 키 성장을 방해한다는 의견 역시 여기서 비롯된 신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임산부의 카페인 섭취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보건 단체에서는 임산부에게 카페인 섭취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음)하여 임신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위험성을 줄이도록 권고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멜러는 "임산부의 카페인 섭취가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러나 성장기 아이들은 태반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태아와 다르게 이미 독립된 하나의 개체이기 때문에 카페인이 주는 영향이 태아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커피가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이다. 멜러는 "오히려 치아를 썩게 만드는 탄산음료보다는 카페인이 적게 들어 있는 약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이로울 수 있다"며 "약한 커피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커피의 쓴 맛에 익숙해지면 채소와 같이 건강에는 좋지만 쓰고 맛이 없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는 식품의 섭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멜러는 매일 아침 아이에게 에스프레소를 주는 것은 결코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고농도의 카페인은 성인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불안, 고혈압, 위산 역류 등을 유발하며,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성인보다 작기 때문에 같은 양의 카페인이 더 뚜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아동·청소년정신의학회(AACAP)에서는 어린 아이들은 커피 섭취를 자제하고 청소년 역시 이를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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