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우리나라 성인 33%가 불면증을 경험하고 10명 중 1명이 만성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3개월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방치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중풍)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면장애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 자는 동안 뇌기능의 회복이 저하돼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불안장애와 같은 신경정신과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뇌에서는 수면과 각성의 상태를 조절한다. 뇌에서도 시상, 시상하부, 시교차상핵, 뇌간망상체, 송과체 등이 수면의 기능과 관계돼 있다. 보통 정상적인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 과정이 반복되는데, 하룻밤 동안 이러한 과정이 4~5번 반복되는 수면 주기로 구성된다. 그런데 불면증 환자는 뇌 각성이 과잉되어 수면을 취해야할 밤에 오히려 교감신경계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은 감소하는 상태가 된다. 이러다보니 맥박과 체온, 스트레스 호르몬 등의 신체 대사가 증가하면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불면증 종류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잠자리에 누워서 잠들기까지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입면장애, 잠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자다가 자주 깨는 것으로 잠을 깨는 횟수가 하룻밤에 5회 이상이거나 다시 잠들기 어려운 수면유지장애, 전체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데 잠을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각성으로 나뉜다.
보통 불면증 자가진단 후 내원하는 환자들로부터 잠이 안와 수면유도제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불면증 극복하는 법, 잠 잘 오는 방법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약물로 뇌의 각성을 억지로 조절할 경우, 약을 끊고 나면 다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전에 겪었던 불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불면증이 강박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불면증이 심해, 오늘은 얼마나 잘수 있을까? 오늘은 잠을 잘수가 있을까? 미리 당겨서 걱정하는등 잠에 대한 강박증이 생기는 지경까지 갈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박증은 공황장애와 마찬가지로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두뇌의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두뇌 기능상의 불균형이 초래된 질환으로 환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박적인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불안해지며,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질환이다.
간단하게 강박증 테스트를 해 볼 수 있는데, 잦은 손 씻기, 숫자 세기, 확인하기, 청소하기 등과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경우 강박증으로 볼 수 있다. 의식적으로 강박행동을 안하려고 하거나 강박사고를 머리에서 지우려고 하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나 일상생활을 방해하게 된다.
보통 지나치게 꼼꼼하거나 완벽주의인 사람, 과도한 책임감을 가지는 사람이 강박증에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강박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불안의 심리는 그 강도와 빈도가 너무 커서 정상적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러한 강박증과 불안장애, 스트레스, 심리적요인이 다시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저절로 나아지기를 무턱 대구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증상과 함께 원인 파악후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또한 불면증과 동반될 수 있는 신경정신과 질환에 대해서도 주의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뇌기능의 정상화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 원인을 여러 가지로 변증하고 있다. 잡념과 걱정이 너무 많아서 잠들기 어려운 사려과다(思慮過多), 정신적 충격과 예민함이 지속되어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는 심담허겁(心膽虛怯), 과도한 노동과 성생활로 속열이 조장된 음허내열(陰虛內熱), 장기간의 스트레스에 의해 심리적 압박과 울체가 심화된 간기울결(肝氣鬱結) 등으로 변증하여 원인에 맞는 치료법으로 불면증 극복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불면증을 포함한 수면장애의 증상들은 뇌신경적 원인에 기인하므로, 덩달아 불안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의 신경정신과적 질환들을 동반하기 쉽다. 수면과 각성에 대한 수면장애의 원인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강박증 등의 질환도 함께 체크해보고 환자의 체질이나 병력,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해아림한의원양희진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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