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다국적 연구결과 위장관증상 보인 환자 합병증 및 사망률 증가 … 입원 환자 53% 위장관 증상, 소화불량·설사 등 증상도 검사 받아야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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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9, covid-19)에 걸려 입원한 환자의 53%는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 등과 같은 위장관(소화기)증상을 겪으며 위장관증상을 겪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위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학 저널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는 지난 12일 이같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위장관증상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을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봄 초기 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확진자의 32% 가량이 설사·메스꺼움·식욕부진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미국 뉴올리언스 의대와 이집트 이즈마일 의대가 확진자 2만552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소화기증상 중에서는 식욕부진이 19%로 가장 많았고 후각 혹은 미각 상실이 15.4%, 설사 13.2%, 메스꺼움 10.3%, 구토 또는 위장출혈 9.1% 순이었다.

그 외에도 트림, 산성역류, 급체, 대장염 또는 장 염증, 위장관장출혈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의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가 위장관의 세포를 공격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연구에 따르면 SARS-CoV-2 바이러스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단백질을 수용체로 사용하여 장 세포, 장 세포 및 호흡기 세포에 들어간다. ACE-2 수용체는 우리 몸 세포막에 내장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혈압에 관여하는 안지오텐신 수치를 조절해 혈압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다.

바이러스는 외부에 달린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ACE-2에 결합하고 장 세포로 침투한다. 일단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바이러스는 세포 자체의 시스템을 이용해 바이러스 단백질과 리보핵산(RNA)을 복제한다. RNA는 인간 DNA와 매우 유사한 SARS-CoV-2와 같은 레트로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이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몸의 면역체계는 바이러스를 무찌르기 위해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 ‘사이토카인’을 방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장출혈 등 심각한 위장관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위장관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소화관을 지나는 정맥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미주신경에도 영향을 주어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항바이러스제 및 항생제 등의 약물에 대한 부작용일 수도 있으므로 이를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다.

문제는 위장관증상을 경험한 확진자의 경우 위중증에 이르거나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고 보고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중국 우한대병원과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 의대, 웨스트민스터병원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장관증상을 겪은 확진자의 경우 호흡곤란증후군의 발생이 더 높았으며, 이로 인해 기관삽관·기계호흡 등을 시술을 받을 위험도 증가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위장관 증상을 보이는 어린 환자에서 중증감염 및 심장 장애를 겪을 위험이 더 높다는 이탈리아 밀라노대 의대의 보고가 나온바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연구들에서 위장관증상을 보인 코로나19 확진자는 심장 및 신장손상, 중증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자들은 위장관질환이 있을 경우 장 내벽이 손상되거나 약화돼있어 장세포의 코로나19 감염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질환은 ACE-2의 과발현 을 유발하여 바이러스가 세포에 더 쉽게 침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위장관질환을 치료하는 약물도 위산 수치를 낮춰 바이러스 감염이 쉽게 이뤄지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위산의 농도가 높을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이 소멸되지만 약물로 산성을 낮출 경우 이런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위장관 증상을 겪은 이들이 왜 더 위중증으로 이어지는 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위장관에 호흡기보다 약 100 배 더 많은 ACE-2 수용체가 있으므로 감염되면 더 많은 바이러스를 수용해 중증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확진자 중 상당수가 위장관증상을 보이는 만큼 잘 알려진 호흡기증상이 없더라도 몇 가지 위장관증상 즉 미각 혹은 후각 상실, 식욕부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코로나10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장세포에 침입한 바이러스가 대변 등으로 배출될 수 있는 만큼 화장실 위생과 폐수 모니터링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에도 12%의 환자가 소화장애, 16%가 오심과 구토 증상을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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