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연구팀, 평균 75세 전당뇨증 노인 중 5년 후 당뇨병 환자는 8~9%에 불과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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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이 높아 ‘전당뇨’ 단계로 진단받은 노인환자의 대부분이 정작 ‘당뇨병’으로는 발전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됐다.

미국 의학전문매채 메디컬 뉴스(medical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진은 지난 8일 이 같은 연구결과를 미 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했다.

전당뇨 혹은 당뇨병 전증은 혈당이 정상보다는 높으나 아직 당뇨병에는 이르지 않은 단계로 공복 시 혈당치가 100~125mg/dl일 경우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과정으로 인식된다. 전문가들은 전당뇨가 당뇨병 발생에 대한 주요한 지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지난 6년 6개월 동안 약 3500 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령자에서는 전당뇨증과 당뇨병 발생과는 큰 연관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 노인의 평균연령은 76세였다.

연구 선임 저자인 엘리자베스 셀빈(Elizabeth Selvin) 블룸버그대학 역학과 교수 는 “당뇨병 전 단계의 혈당 수치를 가진 노인이 실제로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당뇨병 전의 범주는 고위험군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의사는 대신 건강한 생활 습관 변화와 흡연, 고혈압 및 고콜레스테롤과 같은 중요한 질병 위험 요소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말했다.

제 2형 당뇨병은 만성적으로 과다한 혈당 수치를 유발해 신장을 포함한 장기에 부담을 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혈관을 손상시켜 심장 질환과 뇌졸중을 촉진한다.

미국에서 진단된 제 2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1950년대 1% 미만에서 현재는 7 %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을 포함한 실제 수치가 12% 이상이라고 추측한다. 미국 인구의 고령화와 과체중 및 비만의 비율 증가로 인해 급격하게 당뇨병이 늘었다고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화에 따른 혈당증가가 꼭 당뇨병 발생률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 샐빈 교수는 “고령이 되면서 혈당 수치가 올라가는 증상은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이 꼭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노인들의 전당뇨와 혈관건강과의 관계성을 확인하기 위해 죽상 동맥 경화증 위험을 조사했다. 미국 국립심폐 및 혈액 연구소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의 후원으로 1987 년부터 존스 홉킨스를 포함한 4 개의 미국 의료 센터에서 운영된 대규모 역학 코호트 연구다.

71 세에서 90 세 사이의 총 3412명의 연구 참가자는 2011~2013년 혈당을 측정하고, 2016~2017년 후속 검사에서 다시 혈당을 측정했다. 1차에서 전당뇨를 보인 참가자 중 소수만이 당뇨병에 걸렸으며 대부분은 전당뇨 상태에서 멈춰있었다.

연구팀은 “초기 검사에 전당뇨증이 나타난 노인 중 2차 검사에서 당뇨병이 유발된 이들은 공복혈당수치검사로는 8% 당화혈색소검사로는 9%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첫 번째 검사에서 전당뇨로 나타났던 노인 중 공복혈당검사 기준으로 44%, 당화혈색소검사 기준 13%는 혈당수치가 정상으로 개선됐다.

연구팀은 “전당뇨가 있는 노인의 경우 당뇨병보다는 다른 이유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노인층에서 전당뇨로 당뇨병 위험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 같은 연구결과에 어느 정도 동의를 표했다. 박세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청년·장년층과 7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전당뇨병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며 “전당뇨가 당뇨병으로 발전하고, 또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기에는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령의 노인에게서는 중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연구결과만 놓고 노인층에서의 전당뇨를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해당 연구에서도 전당뇨가 있는 노인에서 8~9%정도는 당뇨병으로 진행했는데 이는 낮다고 무시할 수치는 아니다”며 “노인에서 당뇨병은 여러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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