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서 입국한 여성에서 감염 확인, 60대 어머니 검사 중 … 전문가들 “백신 접종 서두르고, 변종 바이러스 검사 확대해야”
1일 경북도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두바이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30대 여성 A씨가 같은 달 27일 남아공발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입국 이틀 후인 14일 구미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치료센터에서는 추가 감염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A씨와 접촉한 어머니 B씨가 29일 코로나19에 확진돼 방역당국이 변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사 결과는 이달 초에 나올 예정이다. 당국은 B씨와 접촉한 13명을 검사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아공발 변종 바이러스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데다가 기존 바이러스에 걸렸던 이들도 재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번 감염됐던 이들은 한동안 코로나19에 대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이들이 다시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달아, 변종 바이러스가 면역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항체를 생성해 면역력을 유도하는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지금가지 이뤄진 백신 개발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암담한 주장마저 제기됐다. 실제 지난 28일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는 자사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은 89.3%로 나타났으나 남아공 실험에서는 49.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29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NBC뉴스에서 “지금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첫 번째 감염으로 유도된 면역 반응이 두 번째 감염을 예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수록 많은 이들이 서둘러 백신을 맞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을 접종하는 게 재감염 확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까지 확인된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볼 때 남아공발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앞으로 변종이 생길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빠른 시간에 많은 이들이 백신을 맞아 감염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4차 유행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평하면서도 뱐종 바이러스의 지역 사회 전파를 예방할 수 있도록 입국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종 바이러스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유전자 검사를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가격리 중 확진돼 지역 감염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4차 유행을 우려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이번에 변종 바이러스 확인까지 2주가 걸렸다”며 “남아공발 변종 바이러스는 현재 여러 국가에 퍼져 어떤 경로로든 입국되기 쉬운 만큼 입국자 방역 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변종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확대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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