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약 2~5ℓ 땀 흘린다면 의심…일반인 보다 3~6배,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속발성-원발성으로 원인 구분

배우 이상아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한증으로 불편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이상아는 SKY와 채널A가 공동 제작하는 19금 부부 토크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에서 지난 11월 MC로 출연해 '연애할 때 손조차 잡기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 다한증을 털어놨다. 방송에서 이상아는 "지금은 많이 줄긴 했는데, 저는 다한증이 있다"며 "손에서 땀이 많이 나는데, 악수할 때가 제일 힘들다. 인사하면서도 제 손이 이미 땀에 흠뻑 젖어 있으니까, 상대방 표정을 보고 움찔하게 된다"며 고충을 전했다.

▶하루 약 2~5ℓ 땀 흘린다면 다한증 의심
이처럼 다한증은 말 그대로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질환이다.

땀은 우리 몸에서 체온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며 피부도 윤기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도한 땀 배출은 신체적 불편함 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축감까지 유발한다.

특히 겨울철 추운 한파 속에서도 손과 발에 땀이 많이 나면 자칫 수족냉증, 동상, 피부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베드로병원제공,윤강준대표원장(신경외과전문의)
강남베드로병원제공,윤강준대표원장(신경외과전문의)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기온이 높을 때 적당히 땀이 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계절과 온도에 상관없이 땀이 나는 것은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600~800㎖의 땀을 흘린다. 보통 컵 3~4잔 정도다. 다한증 환자들은 이보다 많은 약 2~5ℓ 정도의 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다한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0년 1만1519명에서 2019년 1만5661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로 10~20대가 가장 많다.

다한증의 원인은 신경전달의 과민반응에 의해 생리적으로 필요한 이상의 땀을 분비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이지만, 조직학적으로 땀샘이나 자율신경의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는다.

다한증은 선행질환이 있는 속발성 다한증과 특별한 원인을 모르는 원발성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다.

결핵,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갑상선 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폐기종, 파킨슨씨병에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 때는 주로 전신적으로 다한증이 나타나고, 척수에 병이 있거나 신경계통의 질환, 뇌에 병이 있는 경우에는 주로 국소적인 다한증이 나타난다.

이밖에 외상에 의해서 신경분포가 바뀌었을 때도 신체에 부분적으로 땀이 날 수 있으며, 미각에 의해서도 정상적으로 안면에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주로 이마나 콧등, 입술 주위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흉부교감신경절 절제술 후에도 환자의 약 30%에서 다한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은 온도의 상승이나 활동량 증가보다는 정신적 긴장 상태에서 나타나므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의 수행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고 이차적인 정신적 위축을 불러온다.

다한증의 진단은 환자가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일상생활을 하기 곤란한 정도로 땀을 흘리거나 주관적으로 과도한 땀 배출을 호소할 때 진단한다.

▶다한증 환자, 일반인보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높아
문제는 다한증이 '땀'에서 시작해 '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자료를 근거로 다한증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크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강남베드로병원제공
강남베드로병원제공
연구에 따르면 다한증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뇌졸중 1.24배, 허혈성심장질환 1.16배, 기타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1.22배 높은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다한증 치료를 위해 '교감신경절제술'을 받을 경우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윤 대표원장은 "보통 다한증 환자는 교감신경 항진 및 자율신경계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지는데, 교감신경절제술로 교감신경 항진을 조절하면 다한증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위험까지 줄일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흉강내시경을 활용해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하는 것으로, 땀 배출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다한증의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 위치가 다르며, 지속 시간도 영구적이다.

단일공 교감신경절제술은 여러 개의 내시경이 아닌 단 하나의 8㎜ 내시경을 통해 치료한다. 1㎝ 미만으로 절개 후 진행되며 마취 후 한쪽당 약 10분 내외로 수술이 끝난다. C-ARM 장비를 활용해 2중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단일공 교감신경절제술은 ▲수술 후 회복속도가 빠르고 ▲흉터가 거의 없으며 ▲다른 치료 후 증상이 재발해도 치료가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윤 대표원장은 "보상성(수술 후 다른 부위에서 나타나는 땀)으로 인해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데, 단일공 교감신경절제술은 4번 교감신경(T4)을 차단하기 때문에 보상성 다한증 및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용 연고, 보톡스 등 보존적 치료방법이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만 가능할 뿐 근본적 치료법이 아니다. 따라서 단일공 교감신경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표원장은 "겨울철 다한증은 땀이 마를 때 체온이 떨어지다 보니 수족냉증, 동상, 피부염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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