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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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몸에서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급상승하게 된다. 코르티솔은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의 자극에 신체가 적절하게 대항할 수 있도록 각성을 돕는다. 코르티솔 호르몬은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분비되어야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수치가 높아지면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었을 때 발병하는 쿠싱증후군이나 반대로 적게 분비되었을 때 발생하는 에디슨병 등 코르티솔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었을 때 노출되는 질환도 있다. 쿠싱증후군의 경우 비만, 당뇨병, 고혈압, 뼈엉성증, 면역기능 저하로 인한 감염성 증가 등 다양한 문제에 시달릴 수 있으며, 애디슨병은 피로, 식욕 저하, 수분 배출 증가, 심한 저혈압, 오심, 구토, 설사에 의한 탈수, 어지럼증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처럼 코르티솔 수치에 따라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질환이 발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검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었는데, 특히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혈액이나 침 샘플이다. 다만, 이 두 가지 방법은 그 순간의 코르티솔 수치만 알아낼 수 있는데, 이 호르몬의 분비량은 변동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보다 효과적으로 코르티솔 분비량을 알 수 있는 모발 샘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발은 코르티솔 검출양이 적기 때문에 분석하는데 비용 부담이 크다.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에 따르면 런던대학 인지신경과학 연구소의 안드레스 에란- 비베스(Andrés Herane-Vives)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비교적 측정하기 까다로운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에 대해 보다 쉽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바로 귀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이 연구 결과는 헬리욘(Heliyon)에 발표되었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귀지 샘플 채취 장비가 효과적이었는데, 이는 면봉과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귀 내부로 너무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게 장치가 되어있는데다가 면봉 끝에도 귀지 샘플을 효율적으로 채취할 수 있도록 스펀지를 넣었기 때문에 안전하면서도 아프지 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 37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 귀지 샘플 채취 방법과 기존의 방법을 비교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한쪽 귀에는 주사기를 꽂는 방식을, 다른 한 쪽에는 새로운 귀지 샘플 채취 방식을 사용했으며, 혈액, 모발 채취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개발된 귀지 샘플 채취 방식이 정확하면서도 빨라 효율성이 높았다. 게다가 참가자들도 면봉과 비슷한 이 장치를 이용할 때 가장 편하다고 느꼈으며, 알코올 등 코르티솔 분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노출되었을 때 다른 방식과 다르게 면봉을 이용한 귀지 검사만이 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코르티솔 수치에 의해 나타나는 쿠싱증후군, 애디슨병의 진단 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귀지 샘플을 통해서 다른 호르몬들을 확인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끈적한 왁스 같은 귀지 형태를 띈 서양인에게만 한정되었는데, 동양인들의 경우 얇고 건조한 귀지를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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