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전환?락다운 완화, 이대로 괜찮은가?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한 지 닷새 만에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긴장감에 휩싸였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0명을 유지하던 코로나19 국내 지역사회 발생 건수가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후로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가 총 86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13일로 예정되었던 등교 개학은 또 한 번 불투명해졌다. 방역당국은 예정대로 등교 개학을 진행하면 추가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우려했던 일”이라면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 어느 정도 확진자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국민들에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할 것을 강력히 당부하거나 5월 5일 이후 2주 경과를 보고 생활방역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가디언지(The Guardian) 등 해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등교, 스포츠 행사, 상점 운영 등 공공생활 제한 조치를 완화한 이래 확진자가 급증해 이전의 강력한 규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 브레이크’를 발동했으며, 중국에서는 규제 완화 조치 이후 지린성, 헤이룽장성, 랴오닝성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째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지린성 수란시에서는 모든 체육시설, 영화관, 도서관을 임시 폐쇄하고 모든 주민이 집에 머물도록 사실상 폐쇄 조치를 내린 상태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일부 주에서 앞으로 몇 주 내로 확진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NEW YORK DAILY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콜롬비아대학 환경보건학 교수 제프리 샤먼 박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추적, 격리 대책 없이 규제를 완화하면 앞으로 확진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감염병 확산과 사망자 수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대통령 특별 연설에서 “예기치 않은 집단감염이 발생한다 해도 신속히 대응할 방역·의료체계와 경험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일상 복귀를 마냥 늦출 수 없다”며 생활방역 체제를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

정부가 클럽, 포차 등 유흥주점에 대해 6월 7일까지 운영 자제 권고 등 행정명령을 내리고 지난 달 말부터 이달 6일까지 클럽을 방문한 이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가운데, 정부가 고수하는 생활방역 체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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