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퍽~하고 맞은 눈, 퉁퉁 붓는다면, 안와골절 의심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단풍이 온 산을 덮는 가을철이 되면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야외에서 각종 스포츠와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물론 나들이를 떠나는 것인데, 하지만 이런 야외활동에 앞서 자칫 잘못하다간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서 안와골절과 같은 외상 사고를 입을 수 있단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

안와골절이란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인 '안와'에 강력한 외상이 가해지면서 골절되는 것을 말한다. 주로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둔기로 외상을 입은 경우 혹은 야구공이나 주먹에 의해 충격을 받은 경우 발생하는데, 이처럼 어떠한 큰 충격이 눈에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안면외상사고다 보니 특별한 사고를 당하지 않는 이상 사전에 안와골절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안와골절은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특히 어떠한 관계 다툼에 의해 폭력이 일어났을 때 발생하기 쉽고, 스포츠나 야외활동을 하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머슬 마니아 출신의 한 피트니스 모델이 피겨스케이팅 선수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안면외상과 함께 안와골절을 입게 되었고 이 때문에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병원의 경고를 받았다고 밝혀 여론이 들끓었었다.

이러한 점으로 미뤄보면, 어쩌면 안면외상 중 하나인 안와골절은 ‘착하게’살고 남과 싸울 일을 만들지 않으면 굳이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안면외상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 생각과 반대로 눈 주위에 있는 뼈들은 신체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뼈보다도 매우 얇은 편에 속하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특히 공이나 기구 등을 격렬한 힘을 사용해 하는 야외 스포츠, 레저 스포츠 활동들은 우리를 그 어떤 활동보다 안와골절에 쉽게 노출시킨다.

뿐만 아니라 단풍놀이를 맞이해 산으로 등산을 떠나는 이들도 안와골절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 가을철이 되면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줍다가 미처 떨어지지 못한 밤송이가 눈에 떨어지면 눈 손상은 물론 안와골절에 버금가는 큰 외상사고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가을철 벌초 시 사용되는 예초기의 날이 돌에 닿는 순간 그 파편이 튀어 안구 손상에 이어 안와골절까지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가을철에는 우리가 생각치도 못한 안와골절 및 안구 관련 외상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꽤나 많다. 따라서 가을철 야외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을 앞두고 있다면 외상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주위나 머리 부분에 충격을 입었거나 안면외상사고를 입은 경우라면 그 즉시 가까운 외상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외상사고 후 사물이나 인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 눈을 움직이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 안면 감각 이상 증상, 메스껍거나 구토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 경우. 더불어 눈꺼풀이나 눈에서 출혈 증상이 보이는 경우라면 그 즉시 안와골절을 의심해 보고 빠른 시간 안에 외상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단, 안와골절의 경우 이동 중 응급대처도 필수인데, 상처 부위에 통증 및 부종을 줄여줄 수 있는 차가운 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고, 소독된 천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부위를 덮거나 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외상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단, 이때 상처부위를 너무 꽉 누르지 않아야 하고 살짝 덮는 정도로 해야 한다.

비교적 정도가 심하지 않은 안와골절의 경우 안구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 통증 및 출혈, 부종이 점차 사라진다. 그러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이 계속되거나 부종, 통증이 계속된다면 훗날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외상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병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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