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발효하여 먹는 ‘두장(豆醬)’문화권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따로 보관하는 ‘장고’를 두고 ‘장고마마’라는 상궁이 직접 관리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온 우리나라의 장 담그기는 중국과 일본과 달리 독특한 장 제조법을 발전시켜왔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의 장을 만든다는 점, 전년도에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해 수년 동안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점 등은 한국의 장 담그기만이 갖는 특징이다.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 담그기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각 가정을 중심으로 현재도 자연스럽게 전승되고 있는 생활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종목만 지정하기로 했다. 보유자나 보유단체 인정 없이 종목만 지정된 국가무형문화재로는 아리랑(제129호), 제다(제130호), 씨름(제131호), 해녀(제132호), 김치 담그기(제133호), 제염(제134호), 온돌문화(제135호) 7건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통지식‧생활습관인 장 담그기에 대해 국민들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공유하고 전승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학술연구, 전승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전통지식‧생활관습 분야의 다양한 무형유산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문화재 지정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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