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약·품질관리 혁신”…AI 기반 의약품 개발 현장 점검… 업계와 규제 개선·협력방안 논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 및 품질관리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섰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4월 29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종근당 AI 기반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제약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업계의 건의사항과 규제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의약품 전주기—개발부터 생산, 품질관리까지—에 걸쳐 AI 기술 도입이 확산됨에 따라, 그 실제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오 처장은 AI 기술 도입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종근당을 직접 찾았다.
종근당은 AI와 빅데이터, 자동화 시스템을 융합한 ‘통합 가상 플랫폼(Digital Twin)’을 도입해 생산 현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실제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한 가상의 쌍둥이 공장을 구현해, 품질 예측, 이상 감지, 생산 최적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제품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오유경 처장은 현장에서 “의약품 개발뿐 아니라 품질관리 분야에도 AI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AI 기술이 제품 품질을 한 단계 높이고,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을 빠르게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장 시찰에 이어 식약처는 종근당을 비롯해 국내 주요 제약사 12곳,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한국규제과학센터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의약품 개발 및 품질관리 분야에서의 AI 적용 현황 ▲AI 기반 의약품 허가 심사 체계와 규제지원 방안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제약업계는 AI 기술을 본격 도입하면서 직면한 규제상의 애로사항과 제도적 불확실성 해소를 강하게 요청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예측 기반 품질검증,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 등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AI 기술이 제약산업의 혁신을 선도하고, 궁극적으로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식약처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AI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효과적이고 안전한 의약품이 신속하게 개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도 간담회에 참석해 “산업계가 AI를 기반으로 한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K-MELLODDY 프로젝트와 같은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의 활용 확대를 제안했다.
K-MELLODDY(Machine Learning Ledger Orchestration for Drug Discovery)는 제약바이오협회가 추진 중인 AI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로, 임상시험 필수 요소인 ADMET(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약처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제약산업 전반에 AI 기술 활용을 확산시키고, 규제과학 기반의 기술지원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에도 현장 중심의 소통을 지속하며, 첨단기술이 국민에게 신속하고 안전한 의약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제도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김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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