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관찰된다. 김지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교수는 “일요일 저녁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무거운 기분에 사로잡히며, 월요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감정을 ‘불안(anxiety)’으로 정의하며, 이는 실체가 없는 무형의 위협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라고 덧붙인다.
◇선데이 스케어리(Sunday Scaries)란?
선데이 스케어리는 주말이 끝났다는 데서 오는 우울감과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는 생각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감정은 일요일 오후부터 시작돼 수면 장애나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지현 교수는 “불안은 모호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인간은 이를 부정적인 자극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월요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실제보다 과장돼 느껴질 수 있다.

선데이 스케어리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직장 관련 스트레스, 주중 과도한 일정으로 인한 피로, 또는 일과 삶의 균형 부족 등이 그 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박성호 교수는 “불안은 생존을 위한 경고 신호이지만, 과도한 불안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선데이 스케어리, 이렇게 극복하자
선데이 스케어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상이나 이완 기법을 활용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요일 오후와 저녁에 즐거운 활동을 계획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지현 교수는 “월요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구체화해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박성호 교수는 “불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며, 이를 인정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86만5108명으로, 2017년 대비 32.3% 증가했다. 여성이 53만3436명이었고 남성은 33만1672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5만9845명(전체의 18.5%)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20대로 2017년 대비 86.8% 증가했다.
불안이 발생했을 때 몸은 과도하게 긴장한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호흡조절'이다. 깊고 느린 호흡은 뇌에 안정된 신호를 보내준다. 4-7-8 호흡법은 불안완화에 도움이 된다.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 동안 숨을 참으며 8초 동안 천천히 내쉬는 방법으로 앤드류 와일 박사에 의해 연구됐다. 이 패턴을 몇 분간 반복하면 심박수가 낮아지고 뇌는 안정 상태로 전환된다.
지종현 기자
neopr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