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내일 아침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과 우울함이 몰려온다. 이른바 ‘선데이 스케어리(Sunday Scaries)’다. 뉴욕대학교 랑곤 헌팅턴 메디컬 그룹의 신경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수잔 쿠퍼먼(Susanne Cooperman) 박사는 “이런 감정은 매우 흔한 현상”이라며 “주말이 끝났다고 슬프게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관찰된다. 김지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교수는 “일요일 저녁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무거운 기분에 사로잡히며, 월요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감정을 ‘불안(anxiety)’으로 정의하며, 이는 실체가 없는 무형의 위협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라고 덧붙인다.

◇선데이 스케어리(Sunday Scaries)란?

선데이 스케어리는 주말이 끝났다는 데서 오는 우울감과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는 생각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감정은 일요일 오후부터 시작돼 수면 장애나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지현 교수는 “불안은 모호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인간은 이를 부정적인 자극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월요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실제보다 과장돼 느껴질 수 있다.

‘선데이 스케어리’는 월요일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과 우울로, 명상·호흡법·일정 조율 등으로 관리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선데이 스케어리’는 월요일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과 우울로, 명상·호흡법·일정 조율 등으로 관리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원인은 무엇일까?


선데이 스케어리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직장 관련 스트레스, 주중 과도한 일정으로 인한 피로, 또는 일과 삶의 균형 부족 등이 그 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박성호 교수는 “불안은 생존을 위한 경고 신호이지만, 과도한 불안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선데이 스케어리, 이렇게 극복하자

선데이 스케어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상이나 이완 기법을 활용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요일 오후와 저녁에 즐거운 활동을 계획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지현 교수는 “월요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구체화해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박성호 교수는 “불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며, 이를 인정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86만5108명으로, 2017년 대비 32.3% 증가했다. 여성이 53만3436명이었고 남성은 33만1672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5만9845명(전체의 18.5%)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20대로 2017년 대비 86.8% 증가했다.

불안이 발생했을 때 몸은 과도하게 긴장한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호흡조절'이다. 깊고 느린 호흡은 뇌에 안정된 신호를 보내준다. 4-7-8 호흡법은 불안완화에 도움이 된다.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 동안 숨을 참으며 8초 동안 천천히 내쉬는 방법으로 앤드류 와일 박사에 의해 연구됐다. 이 패턴을 몇 분간 반복하면 심박수가 낮아지고 뇌는 안정 상태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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