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가 개발된 이후 80여 년 동안, 의학계와 제약업계는 ‘항암제의 치료효과가 반복 투약 시 감소하는 이유’를 암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탓으로만 돌렸다. 이로 인해 항암제의 투약량을 늘리거나 더 강력한 항암제로 교체했지만, 효과는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암 환자들의 부작용과 고통은 점점 심화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반복적인 항암제 투여 시 치료효과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이 암세포의 진짜내성이 아니라, '암조직 주변의 세포외기질(ECM)이 경화돼 항암제가 암세포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현상'인 가짜내성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한, 항암제의 반복 투약 시 치료 효과가 떨어지면 암이 다른 장기로 쉽게 전이된다. 전이암은 원발암과 동일한 경화된 ECM 특성을 유지하고 있어, 기존 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렵다. 실제로 암 사망자의 90% 이상은 전이암에 의한 것이다.


마우스 및 반려견 실험을 통해, 페니트리움은 기존 항암제와 병용 시 ECM을 연화시켜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유지하며, 암 조직의 크기를 현저히 감소시키고 전이암에 대한 치료효과도 뛰어남을 확인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총괄 부문장은 "가짜내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은 지난 80년간 항암치료의 큰 오류를 바로잡은 중요한 발견"이라며, "페니트리움을 개발한 것은 새로운 항암치료의 장을 여는 역사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가짜내성은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항체치료제, 호르몬치료제 등 모든 항암제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페니트리움은 모든 항암제와 병용 투여해 가짜내성을 치료할 수 있다.
페니트리움의 신속한 상용화를 위해 현대바이오는 췌장암과 전립선암을, 현대ADM은 삼중음성유방암과 폐암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AACR 학술대회 기간 동안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수정 현대ADM 신약개발 부문장은 "암 조직이 점점 연화돼 기존 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크기가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했을 때, 항암치료가 고통이 아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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