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광록 교수 연구팀(KAIST 제공)
KAIST 이광록 교수 연구팀(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확산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광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17일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의 헬리케이스(나선효소)인 ‘nsp13 단백질’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리보핵산(RNA) 복제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이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은 2003년 사스(SARS), 2015년 메르스(MERS), 2019년 코로나19(COVID-19) 등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특히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빠른 전파력을 보이며 팬데믹을 일으켰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된 후 단시간 내에 급격히 복제되며 빠르게 확산하는 원리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nsp13 단백질은 유전물질인 RNA의 구조를 풀어 복제와 전사 과정을 돕는 헬리케이스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 올바르게 접히도록 돕는 ‘샤페론(chaperone)’ 기능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nsp13은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분해하여 발생한 에너지를 이용해 RNA의 꼬인 구조를 풀어준다. 이 과정에서 아데노신 이인산(ADP)이 생성되는데, 연구진은 이 ADP가 다시 nsp13과 결합하면 샤페론 기능이 활성화돼 RNA의 이차 구조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헬리케이스와 샤페론 활성 기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바이러스 RNA 복제가 촉진되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단시간 내에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광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 지난달 2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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