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키스’ 원본과 빨간 원반 모양 A(심장)와 B(생리혈)를 제거한 그림의 비교 (고대의대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05134647022096aa9cc43d0210216272.jpg&nmt=48)
우선, 작품 속 적혈구 모양을 의학적 맥락에서 보면 ABO혈핵형의 존재를 밝힌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란트슈타이너(Landsteiner, 1868~1943)가 쓴 논문이 1901년 오스트리아 빈 임상의학 주간지(Wien Klin Wochenschr)에 발표된다. 클림트와 친교를 맺고 있었던 에밀 주커칸들(Emil Zuckerkandl) 교수가 이 잡지의 편집진에 포함돼 있어, 클림트와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주커칸들 교수는 1903년 클림트의 요청에 따라 예술인들을 위한 해부학 강의를 했고, 클림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클림트의 서재에서 당시 독일권에서 많이 보급됐던 백과사전(Meyers Großes Konversations-Lexikon)이 있음을 확인해, 백과사전에 있는 적혈구를 포함한 혈구세포의 칼라 그림을 클림트가 참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아가 ‘키스’의 가슴 부분에 위치한 적혈구 아랫부분을 보면 여자의 팔이 굽혀져 있는데, 그 윤곽을 보면 심장을 닮았다. 즉, 해당 위치는 심장에 위치한 혈구세포를 그린 것으로 심장의 박동을 통해 생명의 에너지가 여인의 육체, 그 속에 막 잉태된 생명에게 전달될 뿐 아니라 그림 전체가 강렬한 에너지를 갖게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여자의 무릎에 그려진 혈구세포는 생리혈로 보인다. 생리혈은 여자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나이대임을 표현한다. 즉, 클림트는 인간 발생의 필요조건으로 생리의 의미를 그림 속에 그려 넣은 것으로 보여진다.
![‘키스’ 그림 속 적혈구 관련 문헌조사 (고대의대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05134612092496aa9cc43d0210216272.jpg&nmt=48)
![원본 그림과 빨간 원반 모양을 제거한 그림에 대한 관람객의 인식 차이 (고대의대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05134715090926aa9cc43d0210216272.jpg&nmt=48)
![유임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05134756025696aa9cc43d0210216272.jpg&nmt=48)
한편, 연구팀은 지난 2021년 세계적 의학 학술지인 JAMA(미국의학협회지)에 클림트의 ‘키스’에서 인간 발생의 3일간 이야기를 통섭적으로 연구해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클림트가 그린 문양과 상징을 의학 문헌과 비교 분석하여, ‘키스’ 속 남성과 여성의 옷에서 정자와 난자, 수정 과정 등을 나타낸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에 대한 후속 연구로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속 적혈구 세포의 의학적-예술적 분석(Medico-Artistic Analysis of Red Blood Cells in Gustav Klimt’s ‘The Kiss’)’이라는 제목으로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s)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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