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시은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AI는 판독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진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적인 도구"라며 최근 유방암 진단에서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 사례를 소개했다.
병원은 의료 AI 기업 루닛(328130)의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했다. 해당 기술은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종양, 석회화 등 의심 부위를 표시하며, 유방 치밀도까지 분석해 직관적인 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실제로 3mm 크기의 미세 종양을 발견해 조기 진단에 성공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 교수는 "사람의 눈으로는 놓칠 수 있는 부분을 AI가 보완해 판독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다"며 “특히 국내처럼 영상 판독을 한 명의 의사가 전담하는 시스템에서 AI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의료진에게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효율적인 진단 환경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I가 영상의학 전반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AI가 정상 판독이 유력한 단순 검사를 대신할 수 있지만,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추가 검사를 포함한 최종 결정 과정은 여전히 의료진의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는 응급의료 시스템에서도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의료 AI 기업 딥노이드(315640)는 응급환자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딥뉴로(DEEP NEURO)와 딥체스트(DEEP CHEST) 솔루션을 개발했다.
딥체스트는 폐질환을, 딥뉴로는 뇌질환을 진단하는 AI 솔루션으로, 현재 마산의료원, 순천의료원 등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딥체스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8개 보건소에 제공돼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AI 기술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골든타임 확보를 통해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공공의료 혁신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의료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정부는 의료AI 안전관리에 나선다.
최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부터 4년간 123억6천400만원을 투입해 '디지털의료제품 안전관리 강화' 사업을 진행한다.
다음달 24일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과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디지털의료제품 시장을 선점하고 국제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디지털의료제품의 안전관리와 규제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식약처는 법 시행에 맞춰 디지털의료제품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디지털의료제품 우수관리체계 인증 등을 대행할 기관과 규제지원센터를 지정해 내달 운영한다.
규제지원센터는 AI 기반 디지털의료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상용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에 따라 디지털의료기기, 디지털융합의약품 등 다양한 디지털 헬스 제품의 성능을 인증하고 국제 표준화 작업도 주도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해 규제 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의료 AI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의료 AI의 본격적인 활용을 반기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 진단, 응급 상황 대처, 효율적인 의료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의료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다만 윤리적 문제와 규제 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며, AI와 의료진이 협력해 환자를 위한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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