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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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일본 후생노동성은 '건강을 위한 수면 가이드 2023'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건강을 위한 수면 지침 2014’를 개정한 것으로, 이번 개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연령대별로 적합한 수면 방법을 나누고, 수면 시간뿐 아니라 새로운 지표인 ‘수면 휴양감’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수면 휴양감(睡眠休養感)이란 무엇인가.

구리야마 겐이치 국립 정신·신경 의료 연구센터 정신보건 연구소 수면·각성장애 연구부 박사는 수면 휴양감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몸이 회복되었는지에 대한 직관적인 평가”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수면 시간이 길다고 해서 양질의 수면을 취했다고 할 수 없다. 짧게 자도 개운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자도 피곤할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수면 휴양감’이라고 설명한다.

닛케이 굿데이에 게재된 구리야마 박사가 말하는 수면 휴양감에 대해 살펴봤다.

수면 휴양감과 건강의 관계

구리야마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미국인 580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는 4064세의 현역 세대 3128명과 65세 이상의 고령자 26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1112년 동안 이들의 사망률과 수면 데이터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수면 시간뿐 아니라 수면 휴양감이 사망 위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역 세대의 경우, 하루 5.5시간에서 6.9시간 수면을 취하며 수면 휴양감을 느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을 기준(1.0)으로 설정했을 때, 수면 시간이 5.5시간 미만인 경우, 수면 휴양감을 느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1.34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1.54배로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수면 시간이 6.9시간 이상인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기준 대비 0.55배로 감소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수면이 너무 길면 건강에 해롭다’는 통념을 뒤집는 결과다.

고령자의 ‘과도한 수면’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다만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수면 시간 자체보다는 침대에서 보내는 총 시간(수면 시간 + 깨어 있는 시간)이 사망 위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대에서 6.7~8시간을 보내며 수면 휴양감을 느낀 고령자의 사망 위험을 기준(1.0)으로 설정했을 때, 침대에서 8시간 이상 보내는 고령자는 수면 휴양감을 느낄 경우 1.14배, 느끼지 못할 경우 1.57배로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고령자는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수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과도한 침대에서의 시간은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구리야마 박사는 수면 휴양감을 높이는 3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저녁 밤 부교감 신경 활성화하기

긴장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교감신경과 달리, 부교감신경은 몸을 이완시키고 수면을 돕는다. 이를 위해 취침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조용한 음악을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마트폰 사용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로 생체 리듬 조절하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침 햇빛을 받으면, 14~16시간 후 멜라토닌이 분비되며 자연스럽게 졸음이 찾아온다. 특히 평일 수면 부족을 주말에 늦잠으로 보충하려는 습관은 생체 리듬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잠들지 못해도 초조해하지 않기

“자야 한다”는 압박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오히려 잠들기 어렵게 한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차라리 침대에서 나와 잠깐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수면 시간이나 환경을 개선해도 수면 휴양감이 여전히 낮다면, 수면 장애나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구리야마 박사는 “수면 휴양감은 개인의 수면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며, "필요 시 수면 전문 병원을 찾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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