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환경에서 '미주신경성 실신' 위험도 증가
전조증상 확인해 미리 대비...쓰러진 승객 있다면 눕히고 다리는 위로

오늘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오는 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운행이 제한될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과밀 상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두꺼운 옷을 입고 숨 막히는 상황에서는 답답함이 극대화되고 호흡곤란이나 실신과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작년 김포골드라인에서 발생한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혼잡도가 높았던 열차 안에서 10대 학생과 30대 직장인을 포함한 3명이 호흡곤란과 실신 증상을 겪었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플랫폼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혼잡한 지하철 환경에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퇴근길 이용객들로 붐비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퇴근길 이용객들로 붐비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 혼잡한 지하철 환경에 '답답, 어지러움'...미주신경성 실신 위험

미주신경성 실신은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 혈류량이 감소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좁은 공간에서의 신체적 압박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산소 부족, 과도한 온도 상승, 밀폐된 환경 등은 실신의 위험을 높인다.

지하철의 혼잡도와 과밀 상태는 미주신경성 실신을 유발하는 주요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많은 인원이 밀집해 있으면 신체적 압박과 함께 정신적 불안감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산소 농도는 낮아지고, 과도한 열기가 발생해 신체의 자율신경계가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스트레스 반응이 가중돼 실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더불어 지하철 내의 밀폐된 공간은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공기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호흡곤란을 느끼는 승객들이 많아진다. 지하철의 혼잡한 환경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유발해 미주신경성 실신과 호흡곤란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킨다.

◇ 실신 전조증상 유의해 사고 방지, 옆에 쓰러진 사람이 있다면?

미주신경성 실신은 전조증상이 명확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어지럼증, 식은땀, 메스꺼움, 가슴 답답함 , 시야 흐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신호는 실신 발생 수 초부터 수 분 전에 나타난다. 이를 무시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문제는 실신 자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2차적인 부상이다. 실신으로 인해 쓰러질 때 머리를 부딪치거나 주변 물건 혹은 사람과 충돌해 외상을 입는 사례가 많다. 특히 반복적인 실신은 단순한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아닌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혼잡한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신체가 스트레스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열차 내부의 온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탈부착 가능한 옷을 준비하거나 환기가 필요한 경우 창문 근처로 이동하는 것도 좋다. 밀폐된 공간에서 서 있을 때는 손잡이를 잡아 중심을 유지하고, 주변에 넘어지기 쉬운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한다.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앉거나 눕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을 공간이 없다면 다리를 꼬고 서면 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줄 수 있다. 만약 주변 승객이 실신할 경우 환자를 눕히고 다리를 높게 들어 올려 뇌로 혈류를 원활히 공급한다. 의식이 돌아오면 물을 제공하며 상태를 확인한다. 혼잡한 출퇴근길, 많은 사고 없이 안전히 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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