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니에르병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과 함께 청력저하, 귀가 먹먹하고 가득 찬 듯한 이충만감, 이명 등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메니에르병은 초기이거나 증상이 가벼울 경우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내이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저염식을 하고 술과 담배, 커피, 스트레스, 과로 등을 피하며 적절한 운동과 수면을 취하는 게 환자가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의 전부다.
약물치료는 내이의 압력을 낮추기 위한 이뇨제, 항히스타민제인 디멘하이드리네이트(dimenhydrinate), 히스타민 H1수용체에 대한 부분효능제이자 H3수용체에 대한 길항제인 베타히스틴(betahistine), 혈액순환 개선제 겸 어지럼증·이명 개선 성분인 은행잎추출물 등을 투여한다. 경증 환자의 약 80%에서 이런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약물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청력 상태에 따라 고실 안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염증을 줄이거나 극단적으로 ‘겐타마이신’이라는 이독성(耳毒性) 약물을 고실 내 주입해 남은 전정기능을 파괴함으로써 어지럼증을 조절하기도 한다. 심하면 평형감각에 관여하는 전정 신경이나 미로를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후유증이 남은 경우, 혹은 약물치료 전 여러 수술에 따른 후유증이 복합된 경우라면 심신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전반적인 세포 기능과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균형감각, 면역력, 회복력(Resilience) 등을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
메니에르병은 단면적으로 귀의 평형감각과 청각에 문제가 생긴 이비인후과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 과로와 스트레스가 이 병을 촉발한다는 점에서 내과질환이자 신경과질환인 측면이 강하다.
이 병을 설명하는 많은 발병 기전 중 하나는 메니에르병이 귓속 달팽이관 림프순환에 문제가 생겨 압력이 높아지면서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내이의 고혈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내이 림프액 양의 급격한 변화 또는 림프액 조성 성분 변화, 림프액 순환 문제 등이 내이세포를 자극해 청신경을 거쳐 비정상적인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 메니에르병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초기 약물치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달팽이관 림프액의 순환과 배출을 돕는 전기자극요법 '엘큐어리젠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극은 세포충전, 혈액순환 개선, 림프슬러지 배출 등을 통해 기능이 저하된 내이세포를 정상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평형감각 및 청각을 담당하는 세포의 기능이 펀더멘탈(Fundamental)을 되찾으면 각종 증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조건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메니에르병에서도 전기자극치료 역시 이를수록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나이 들어 어느 날 갑자기 어지럽고 메스꺼운 구역감이 찾아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고질병이 될 수 있으니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글 :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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