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장비가 우선되기보다 효과적 방식으로의 접근 필요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외과적 절제가 어려운 부위에 위치한 암 종양도 비교적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토모테라피, 양성자 치료에 이어 최근에는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까지 개발·적용되면서 방사선 치료 효과는 외과적 수술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방사선 치료를 고려하고 있는 암환자는 어떤 장비로 치료받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다. 최신 장비이면서 좋은 성능을 갖춘 장비로 치료를 받아야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방사선 치료는 단순히 버튼 하나만 누른다고 장비가 스스로 방사선을 쏘면서 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사수가 과녁에 총을 쏘듯, 의료진이 암 조직을 정밀하게 조준하고 방사선을 쏴 암을 태워 없애는 원리다.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장비는 어디까지나 장비일 뿐,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인 셈”이라며 “의사가 실력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성능 좋은 장비로 치료한다고 해도 암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고 정상 조직만 손상시켜 부작용만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장비보다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이 우선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거해야 할 암 조직과 보호해야 할 정상 조직을 명확히 구분해 방사선의 방향과 세기, 각도 등을 결정하고, 환자의 호흡, 장기 움직임에 따른 오차를 최소화해야 한다. 즉, 정상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는 반면, 암 조직의 제거율을 높여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의료진이 직접 해야 하는데, 숙련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치료 장비가 좋아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공 교수는 “현재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선 치료 장비가 설치돼 있어 더 좋은 장비를 찾아 쇼핑하듯 여러 병원을 수소문할 필요가 없다”며 “암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간단한 방식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장비보다 중요한 건 ‘의료진’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