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GS안과박성욱원장
강남GS안과박성욱원장
30대 직장인 김 씨(32세, 남)는 얼마 전부터 눈 앞에 날파리가 떠다니는 듯한 증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피곤한 탓이라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자 안과 정밀검진을 받은 그는 망막박리라는 진단을 들었다.

망막박리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망막박리 환자는 2010년 5만3148명에서 2021년 10만685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망막박리는 눈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분리되어 떨어지면서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망막은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한 빛이 상을 맺는 장소로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해 사물을 인식하게 한다. 이처럼 망막은 시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로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때문에 망막박리는 적기에 처방을 진행하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응급질환으로 꼽힌다.

망박박리의 주요 요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눈 조직이 약해지고 유리체가 액화되면서 망막박리를 초래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망막질환도 망막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도근시와 초고도근시가 늘어나면서 20~30대의 망막박리 환자도 늘고 있다. 근시가 심하면 안구의 길이가 길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안구에 붙어있던 망막이 팽팽히 당겨져 얇아지면서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망막박리 초기에는 눈 앞에 날파리나 점이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 눈 앞에 번쩍거리는 광시증 등의 시력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눈 앞에 커튼이 쳐진 것처럼 시야 일부가 가려지고,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부까지 박리가 진행되면 심각한 시력저하가 생긴다.

망막박리는 양상에 따라 열공성, 견인성, 삼출성 등으로 구분한다. 열공성 망막박리는 망막에 생긴 구멍이 커지고, 노화된 유리체가 그 사이로 스며들어 망막을 잡아당기면서 망막 분리가 일어난 상태다.

견인성 망막박리는 다른 망막질환 등으로 인해 생긴 증식막이 망막을 잡아당기면서 망막이 분리된다. 삼출성 망막박리는 망막 아래 액체가 고이면서 망막 주변부가 서서히 박리되는 상태로,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어렵다.

망막박리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주사치료, 유리체절제술 등을 시행할 수 있으며 발견이나 치료 시기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망막에 구멍이 생겼지만 아직 박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면 빠른 치료로 망막박리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40대 이상이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도근시 환자라면 연령과 관계없이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망막박리를 비롯한 망막질환은 급격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응급 안과 질환에 해당한다. 이에 이상 증상이 생겼다면 당일 검진과 응급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시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 GS안과 박성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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