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커뮤니케이션학부교수헬스커뮤니케이션전문회사HOWs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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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의 꿈! 생선의 꿈!’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네 먹거리 이야기다. 사람 사는 게 엄청 거창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면 사실 점심엔 맛있는 제육볶음 하나 시켜 든든히 밥을 먹고, 저녁에 퇴근해서는 가족들과 웃으며 노릇노릇 생선에 밥먹을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하겠다는 마음도 든다는 뜻이다. 그래서 농담조로‘인생 뭐 고기서 고기!’란 말도 유행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더없이 소박한 꿈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온전히 실현하기에는 꽤 쉽지 않은 꿈이기도 하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변수들이야 있겠지만, 그 첫째는 아마도 식탁에 오르는 재료, 즉 먹거리에 대한 안전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지켜지고 있으며 우리는 또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사항일 것 같다.

아무리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라도, 먹거리를 보며‘과연 얼마나 안전할까?’걱정이 살짝이라도 드는 순간 그토록 소박한 꿈도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는 연구의 일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오는 24년 1월부터 시행하는 PLS 제도에 대해 파악하며 대국민 소통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Positive List System의 준말인 PLS는 축수산물의 생산이나 유통과정에서 최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축수산물에 잔류하는 동물용의약품을 철저히 관리하는 정책이다. 만약, 국내 사용 허가가 되지 않은 약품의 경우에는 불검출 수준의 일률기준 (0.01mg/kg)을 적용해 관리하기도 한다. 국민들의 소박하지만 소중한 꿈을 지켜내기 위해, 국가가 한발 앞서 먹거리 안전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장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PLS제도안내포스터
PLS제도안내포스터
사실, 그동안 축수산물이‘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기에는 비상식적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양식 메기에서 발암성 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바 있고, 2015년에는 광어 양식장에서‘가축용 항생제’가 유통되기도 했다. 2016년 경에는 새우 양식장에서 제초제로 사용되는 트리플루라린이라는 물질을 불법 사용한 사실도 적발되었다. 그 다음 해엔 여전히 기억이 생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간 적도 있었다.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2022년 기준 이미 쌀 소비량을 넘어섰고 (농촌경제연구원, 2023), 수산물 소비량이 자급률을 넘어선 환경에서 축·수산물의 잔류물질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던 것이다.

2017년 8월, 일련의 사안들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식품안전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그해 12월 축·수산물 PLS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 이 제도는 생산단계에서 사용되는 동물용의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할 목적으로,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의약품은 검증된 기준으로 관리하는 한편 그 외 약품은 불검출 수준의 일률기준 (0.01mg/kg)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식약처는 2023년 10월 기준 동물약품 212종, 농약 141종까지 잔류허용기준 등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여 관리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2024년 1월부터 시행되는 축·수산물 PLS는 그동안 축수산물에 대한 잔류물질 위해정보의 지속 발생으로 먹거리 안전에 대해 의심을 가졌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일정 부분 안심시키는‘과학’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축·수산물 중 잔류동물약품에 대한 안전관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수입되는 축·수산물 중 허가되지 않은 동물용의약품 또한 새로운 기준 하에 추가로 관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식약처는 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축산업자와 수산업자, 국내외 유통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도 시행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1월부터 당장 모든 축·수산물에 PLS 시스템이 시행되지는 않는다는 소식이다. 소와 돼지, 닭, 우유, 달걀과 어류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며, 앞으로 양, 염소, 새우, 전복 등 보다 많은 종류의 축수산물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계획이라고 한다. 식약처는 축·수산물 PLS의 시행을 통해,‘먹거리 안전 플러스, 우리 밥상의 안심도 플러스!’라는 메시지로 국민들과의 소통을 진행 중이다. 국민 대다수의 소박하지만 소중한 꿈‘제육의 꿈’과 ‘생선의 꿈’이 아주 오랫동안 온전하게 실현되기 위해, 더욱 철저한 과학에 바탕한 정책들이 자리잡기를 국민의 1인으로 열렬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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