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습한 환경에 세균과 곰팡이 번식으로 세균성 외이도 감염 유발... 물놀이, 비행기 등 여름 활동도 귀 건강 해쳐
8월 귀 관련 환자 3명 중 1명 급성 외이도염
우리의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뉘고 그중 외이는 귓바퀴와 외이도(귓구멍)로 이뤄졌는데, 외이도는 귓바퀴부터 고막까지 2.5㎝~3.5㎝에 이르는 통로 구조이다. 특히, 외이도의 S자 형의 휘어진 구조는 이물질이 귀의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피지선에서 만들어진 분비물로 귀지를 생성하여 이물질을 자연스럽게 밖으로 밀어낸다.
그런데 오염된 이물질이나 세균, 곰팡이 등이 귀 안으로 들어가거나 상처를 통해 침투하는 경우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외이도염이란 고막 바깥에 위치한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겉으로는 큰 이상이 보이지 않으나 주요 증상으로 귀의 통증과 귀가 먹먹한 느낌을 동반하여 갑갑함을 느낄 수 있다.
외이도염은 크게 둘로 나뉘는데 염증성 외이도염은 상처를 통한 염증의 파급으로 귀에 열감과 심한 통증을 통반하고, 습진성 외이염은 가려움증과 함께 분비물로 인해 귀가 갑갑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급성 외이도염은 씹거나 하품할 때 통증이 심해지며, 심할 경우 귀가 붓고 고름이 생겨 악취가 나거나 청력이 떨어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1년도 진료비통계조사에 따르면 한해 약 167만 명이 외이도염으로 진료받았으며, 총진료비도 2011년부터 연평균 꾸준히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8월에 귀 관련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3명 중 1명이 ‘외이도염’ 진료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여름철에 진료 인원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름철 물놀이 등으로 인해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며, “여름철 다습한 환경에 세균과 곰팡이의 번식이 용이해져 세균성 외이도 감염을 유발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면봉으로 귀를 후비기 삼가... 자연스럽게 물 흘려보내야
앞서 언급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료와 약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호 교수는 “급성 외이도염은 여름철에 특히 많이 발생하지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 외이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특히 소아의 경우 의사 표현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을 방치할 경우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보호하고 귀가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의 경우 물놀이할 때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수영, 샤워 후 물이 귀에 들어갔을 때는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아래쪽으로 기울여 자연스럽게 물기가 흘러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리하게 면봉을 사용하게 되면 귀에 상처를 내고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귀이개나 면봉을 자주 사용하여 귀 안을 후비는 행위는 그 자체로 상처를 만들어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귀가 답답한 증상이 오래가거나 습한 느낌이 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면봉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면봉을 깊숙이 넣지 않도록 하고 누워서 사용하는 행위는 외상성 천공을 유발할 수 있어 절대 금물이다. 최근 반려견과 함께 하는 가정이 늘면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반드시 벽에 등을 지거나 눕지 않은 상태에서 멸균되고 잘 부러지지 않는 면봉을 사용하도록 한다.
수상 레저 시엔 귀마개 착용... 항공기 이용 후엔 ‘발살바 환기법’
수상 스포츠를 즐기던 중 수압에 의한 고막 손상으로 외상성 고막천공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 미리 귀마개를 사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귀 통증이나 출혈, 난청 등 고막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 후 신속히 고막 재생을 위한 시술 또는 주의 깊은 경과 관찰 등이 필요하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영구적인 고막천공이나 난청, 만성 중이염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해외여행이 늘면서 항공기 이용 후 중이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기압성 중이염은 항공기를 이용할 때 발생하게 되는데,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행기가 상승할 때와 하강할 때 급격한 기압차를 우리 몸의 이관이 풀어주지 못할 때 생기게 된다.
지속되는 압력 변화를 못 견디고 고막 안쪽의 중이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도가 유지될 때 외에는 취침하지 말고 침을 삼키거나 껌을 씹는 등의 방법으로 이관기능을 계속 정상화시켜 줘야 한다. 입을 꼭 다물고 코를 손으로 잡고 코를 풀 듯 불어주는 ‘발살바 환기법’도 기압성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한 유용한 방법이다. 특히, 비행기가 착륙 전 하강할 때는 귀 통증이 심해지고 기압성 중이염이 발생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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