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보통 치핵과 치루, 치열을 포함해 항문에 나타나는 질환을 통틀어 말한다. 그 중에서도 치열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변에서 이 증상들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을 종종 볼 수 있다.
치열은 항문 내부를 덮고 있는 피부가 찢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딱딱한 대변은 치열의 주된 원인이며, 단단하고 거친 변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항문관이 손상되어 결국 찢어지게 된다. 항문 피부에는 예민한 감각 세포가 많아 다른 부위에 비해 통증이 몇배나 더 심하게 느껴진다.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이 배가 돼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환자도 많다. 화장실에 가는 것을 피하다 보면 변이 더 굳어지게 되고 항문을 더 깊이 찢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아침에 배변한 뒤 종일 항문이 욱신거리고 뻐근해 하루종일 고통스러워 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렇게 항문이 찢어졌다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만성치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상처가 아물면 피부 조직은 수축하지만 항문도 덩달아 좁아지기 때문에 변비가 아닌 경우에도 항문은 쉽게 찢어지게 된다. 반복적인 손상으로 인해 해당 부위에 깊은 궤양이 생기게 되고 지속적인 화끈거림과 따가움을 불러와,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런 증상은 약물치료로 완화시킬 수 있으나 약의 처방을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악화되는 경우도 많아 주의를 요한다.
증상이 오래되어 만성치열로 발전했다면 수술은 불가피하다. 항문은 매우 민감하고,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에 내괄약근만 들어올린 뒤 부분적으로 절제해 항문을 넓혀주는 내항문괄약근 측방절개술을 적용할 수 있다. 본 수술은 항문 손상을 줄여주고, 항문의 확장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상처가 빨리 아물게 된다. 단, 수술이 까다로운 편이기 때문에 숙련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치열을 포함한 항문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평소 올바른 배변습관 및 식생활습관이 중요한데, 일정한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식이요법으로 고섬유식을 섭취하는데 예를 들면 현미·보리, 같은 곡류, 감자·고구마류, 콩, 미역·김같은 해조류, 배추·무같은 야채류, 과일류, 버섯류 등이 있다. 이러한 고섬유식은 항문에 병이 없더라도 평소의 식습관으로 들이면 항문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글 : 서울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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