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페놀S·비스페놀F 역시 비스페놀A처럼 소아비만 유발 가능성↑

소아비만 유발한다는 '비스페놀A', 대체 화학물질들도 안전하지 않아
비스페놀A는 벤젠 고리에 알코올기가 달린 페놀 2개로 구성된 방향족 화합물이다. 이는 투명하고 단단하여 음식 용기 등에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나 음료수·통조림 캔 내부 코팅제로 사용되는 에폭시수지와 같은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원료로 이용된다.

이처럼 비스페놀A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지만,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란 것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 화학물질은 에스트로겐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내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고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도록 만드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소아비만이다.

이에 비스페놀A가 없는 제품의 출시가 급증하고 있는데, 최근 새로운 연구에서는 비스페놀A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체하는 다른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소아비만의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제 학술단체인 '내분비학회'(The Endocrine Society)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스페놀A 대신 사용되는 비스페놀S와 비스페놀F 역시 소아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두 화학물질은 비스페놀A와 구조가 흡사하며, 일부 플라스틱, 통조림 등 다양한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구진은 1,800명 이상의 미국 어린이와 6세에서 19세 사이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의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참가자들의 신체 검사를 진행했으며, 소변 샘플을 받아 비스페놀A, S, F의 수치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 중 97%의 소변 검체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되었으며, 비스페놀S는 88%, 비스페놀F는 55% 정도에서 발견되었다.

소변 검체에서 비스페놀S 수치가 높은 참가자의 경우 이 화학물질 수치가 가장 낮게 나타난 참가자에 비해 비만율이 높았다. 비스페놀F의 수치가 높은 참가자 역시 비스페놀F 수치가 낮게 나온 참가자에 비해 복부비만일 가능성이 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과거 연구와 다르게 이번 연구에서는 비스페놀A 가 소아비만에 미치는 영향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비스페놀A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이 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사용이 줄고, 이로 인해 비스페놀A에 노출되는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과거 한 연구에서는 소변 샘플의 비스페놀A의 평균 농도가 밀리미터당 2.8 나노그램(ng/ml)이었지만, 현재 연구에서는 1.3 ng/ml에 불과했다.

미국 뉴욕 그레이트 넥에 위치한 노스웰 헬스의 직업 및 환경 의학 책임자인 케네스 스파에스 박사는 "비스페놀A의 대체 화학물질 역시 비스페놀A와 비슷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스페놀A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BPA Free'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고 해도, 반드시 그것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미국 뉴욕 의과대학의 멜라니 제이콥슨은 "제조업체들이 비스페놀A를 대체하기 위해 주로 비스페놀S와 비스페놀F를 사용하면서 두 화학물질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며, "이번 연구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도 비만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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