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에는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체내 혈관이 팽창된다.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느려지면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지 않아 뇌졸중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실내 냉방이 과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무더운 외부로 나가게 될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실내 냉방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급격한 온도 차이를 겪게 되면 교감 신경이 과활성화 되면서 혈관 신경이 수축하여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철 카페나 가정에서 흔하게 하는 과잉 냉방은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잉 냉방을 피하기 위해서는 실내 적정 온도인 26도로 맞추고, 실내 온도를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외출 시에는 입고 벗기 쉬운 얇은 겉옷을 준비해 체온 유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이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총 두 가지로 손상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모든 증상들을 뜻한다.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의 70%는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에 속한다. 뇌졸중의 무서운 점은 건강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뇌졸중 판정을 받는다는 점인데, 전조증상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갑자기 손에 힘이 빠져 쥐고 있던 물건을 떨어트리게 되는 증상 ▲발음이 어눌해지고 본인도 모르게 이상한 말을 하게 되는 증상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 ▲시야 한쪽이 보이지 않거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 해당하는 증상이 단 한 가지라도 있다면 현재 나의 뇌혈관 건강 상태는 어떠한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전문의들 사이에서 뇌혈관 건강 검진을 40대부터 권장하는 것이 흔했는데, 최근에 임상에서 직접 환자들을 만나보면 뇌혈관 질환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대 젊은 뇌혈관 질환 환자들도 흔하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아무래도 요즘 젊은이들이 겪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것 같다. 뇌혈관 질환을 언제부터 조심하라고 단언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젊더라도 뇌혈관 건강 검진을 꼭 받아보고 이상이 없다면 10년 주기로 건강을 체크하는 것을 권장한다.
뇌졸중은 무엇보다도 후유증이 무서운 질환이다. 가까스로 쓰러진 후 목숨을 건졌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주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손상된 뇌의 반대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반신마비, 얼굴, 팔, 다리에 감각 이상과 통증을 남기는 감각 장애, 일상적인 대화나 글 읽기, 글쓰기에 어려움을 주는 실어증 등이 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크다.
뇌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뻔한 이야기 같겠지만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고, 일주일에 3번 이상 땀이 나고 숨이 찰 만큼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학업과 업무로 인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현실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뇌혈관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뇌혈관 건강검진은 암 검진이나 건강 검진처럼 예약 절차부터 검진 결과를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인식이 있는데, 최근에는 당일에 병원에 내원해도 예약부터 검진, 검진 결과까지 당일 받을 수 있어졌다. 따라서 바쁘다고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고, 건강할 때 미리 미리 가까운 병원에 내원해 뇌혈관 건강 관리를 시작해 보는 것을 권한다.
(글 : 서초 참포도나무병원 정진영 원장 / 뇌 신경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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