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산부인과최동석대표원장
최상산부인과최동석대표원장
자궁은 내부가 비어 있는 기관으로, 매달 자궁내막 조직이 증식했다가 탈락하는 생리적 과정을 겪는다. 이러한 과정 중, 일부 여성들에서는 자궁내막 조직이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고 근육층에 침투하여 자궁의 비정상적인 확대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이 현상은 '자궁선근증'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40~50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 사이에서 발견된다.

특히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육층에 생기는 혹으로 형태가 또렷한 자궁근종과는 달리 뚜렷한 형태 없이 자궁 근육층에 스며드는 특성 때문에 진단 및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평소 생리 양이 유독 많거나 생리통이 다른 사람들보다 심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증상이라 여기고 방치하다가 건강검진 도중에 자궁선근증을 발견하는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생리통은 자궁 근육에서 발생하는 근육통의 일종으로, 생리 기간 중 이 근육이 수축하면 출혈이 멈추는 반면, 자궁선근증은 자궁의 수축력 자체가 저하되고, 외부로 노출된 혈관에서 지속적으로 출혈이 발생해 생리 과다와 심한 생리통이 나타나는 차이점이 있다.

만약 자궁에 이런 변화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착상 자체가 어려워지고 임신이 힘들어지게 된다. 또한 자궁선근증이 있는 상태에서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자궁이 점점 팽창하고 커지는 증상 때문에 임신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지기도 한다. 따라서 자궁선근증은 난임이나 불임, 조산, 유산 등 다양한 임신 관련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발견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자궁선근증은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단, 환자의 나이, 증상, 다른 병력과 질환의 상태 등 개개인마다의 상태에 따른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비수술치료, 수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약물 치료법으로 출혈을 줄이고, 자궁 내막 증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워 비수술 치료 혹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하이푸) 치료가 최근 활용되고 있다. 하이푸란 초음파 열에너지를 한 점으로 모아 자궁선근증 조직을 괴사하는 방법으로, 자궁 정상 세포의 보존과 가임력 유지가 가능해 수술치료를 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과 부담감을 상대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

비수술 외에도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 수술적 방법의 치료도 가능하다. 복강경수술은 복부에 한 개 이상의 구멍을 낸 뒤,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복강경을 집어넣어 레이저나 특수 외과 전기술 등 특수 기구를 이용해 진행하는 수술 방법이며, 로봇수술은 첨단 수술 기구인 로봇을 환자에게 장착하고 수술자가 원격으로 조종하여 시행하는 수술이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자궁선근증은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치료 이후 5년 이내 재발할 확률이 약 30~40%에 이른다. 가임기 여성들은 주기적으로 생리를 반복하기 때문에 자궁내막 조직 역시 계속해서 탈락해 나오고 그 일부가 다시 근육 내로 스며들어 질환이 재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질환의 재발을 막고 건강한 자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성호르몬이나 환경호르몬이 다량 함유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고 술과 담배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

(글 :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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