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난포가 발생하는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난포 성숙 주사(hCG)'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난포 벽에 달라붙어 있는 난자가 배란되기 위해서는 LH호르몬이 급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난포 성숙 주사(hCG)는 LH호르몬과 구조가 비슷해서 이 역할을 대행해 준다. 시술 전 난포 성숙 주사를 투여하는 시간을 꼭 지켜달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만약 난자 채취 전 '난포 성숙 주사'를 제 시간에 맞지 않았거나, 투약 방법이 적절치 않았거나, 약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체내 hCG 농도가 충분히 상승하지 못해 난자가 난포벽에 달라붙어 있어서 채취가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가 바로 '가성 공난포증후군'이다.
반면 난포 성숙 주사를 제대로 맞았고 체내 hCG 농도가 충분히 상승했음에도 난자 채취가 어려운 경우를 '진성 공난포증후군'이라고 한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어 호르몬 반응이 떨어지거나 hCG 호르몬을 체내에서 잘 활용하지 못하거나, 대사에 이상이 있어 난포의 성장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추측한다.
난자 채취시 공난포로 확인이 되면 우선 hCG 주사가 정상적으로 주입되었는지 확인한다. 가성 공난포의 경우는 시술을 중단했다가 hCG 주사를 다른 제제로 다시 한 번 투여하고 24~35시간 뒤 다시 채취를 한다.
하지만 진성 공난포의 경우에는 다음번 시험관 시술 주기에 공난포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전략을 짜게 된다. 과배란 유도 방법을 바꿔보거나, hCG 주사를 다른 제제로 쓰거나, hCG 대신 데카펩틸이나 루크린 등의 다른 약제를 사용해보기도 한다. 난자 채취 시간을 지연시켜 보거나 자연배란 주기 시험관이나 미성숙 주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공난포 증후군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서 환자들이 크게 실망하거나 당황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난포 현상이 있었다고 해서 임신이 안 될 거라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공난포 현상이 있었던 여성들은 그 다음 시술에서 건강한 난자가 잘 채취되서 임신한 케이스가 대부분이고, 자연임신이 된 케이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난포 현상이 생길 경우 크게 걱정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한 후 시술 계획을 세우면 된다.
(글 : 서울라헬여성의원 이희선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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