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두란 말 그대로 골반과 맞닿아 있는 대퇴골의 머리 부분이다. 대퇴골두에는 굉장히 많은 혈관이 분포되어 있는데 이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됨으로써 뼈를 튼튼하게 유지한다. 하지만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대퇴골두에 손상을 입게 되면 비염증성무균 괴사가 진행된다. 이때 모양이 울퉁불퉁하게 변하고 관절염을 유발하게 되는 것을 대퇴골두허혈성괴사라고 한다. 이 외에도 대퇴골두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중 대퇴관절이 느슨해지면서 관골두에 들어가야 하는 골두가 쉽게 빠지고 관절 연골이나 인대에 마찰로 인한 손상이 생기는 대퇴골두형성부전증(CHD)이 있다. 두 가지 질병 모두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해부학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퇴골두의 연골이 손상되면 움직일 때마다 뼈끼리 부딪혀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해 다리를 만지려고 하면 반려견이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절뚝거림, 걸음걸이 이상, 다리를 들고 걷는 증상을 보인다. 이때 치료가 늦어지면 다리 근육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반려견·반려묘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걸음걸이를 보이면 앞서 말한 질병을 의심해 보고 반드시 내원하기를 바란다.
우선 내원하면 방사선 촬영을 통해 병증이 발생한 다리의 모양, 근육 상태를 확인한다. LCPD가 있는 아이들의 방사선 사진을 보면 다리 근육량이 현저하게 빠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퇴골두허혈성괴사 진단을 받으면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돕기 위해 내복약을 먹거나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혈류 장애 회복을 위해서는 대퇴골두제거수술(FHNO, Femoral Head and Neck Osteotomy)을 진행해 주어야 한다. 대퇴골두제거수술은 골두를 반듯하게 절단해 주는 수술이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대퇴골두가 있던 자리에 섬유 조직이 생성되어 관절 기능의 80%까지 회복하게 된다. 수술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재활이다. 수술 후에는 무리한 움직임은 피하고 재활 운동을 통해 빠졌던 다리 근육량이 회복될 수 있도록 보호자가 노력해야 한다.
대퇴골두허혈성괴사는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치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조금이라도 뒷다리 사용이 불편해 보인다면 꼭 병원에 방문해 검사 받아 볼 것을 권장한다.
(글 : 테크노연합병원 이재욱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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