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치질은 항문질환 중 대표로 꼽히는데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피부 늘어짐, 배변 시 출혈 등 한 눈에도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두드러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치질 못지 않게 발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처가 늦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특히 무증상으로 발병하는 잠복성 하지정맥류인 경우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보통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아래쪽 정맥혈관이 확장되어 피부 겉으로 돌출되는 증상을 꼽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는 것이 힘들 만큼 푸르스름한 핏줄이 튀어나와 보이기 때문에 하지정맥류에 의한 증상임을 빨리 자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잠복성 하지정맥류라면 혈관돌출 등의 증상이 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조차 알지 못하고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눈에 띄는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보다 다리가 자주, 심하게 붓고 종아리가 아프며 발바닥 열감, 중압감, 피로감, 야간경련과 같은 이상 신호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밀 진단을 받아보길 바란다.
하지정맥류는 자가 치유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치료,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치료 등 보존 요법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었거나 증상을 늦게 발견한 경우라면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적인 방법을 적용해야 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길 권한다.
(글 : 서울하정외과 강정수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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