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기 원장
황만기 원장
사골(四骨)은 소의 네 다리뼈를 일컫는데, 소 한 마리에서 총 8개의 사골이 생산된다. 사골을 오랫동안 푹 고아낸 뽀얀 사골국을 먹으면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골절도 빨리 낫게 되고 골다공증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사골국은 뼈 건강에 있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뼈 건강을 크게 망치게 할 수 있으니 알고 먹는 게 좋겠다.

뼈 건강의 핵심 영양소는 칼슘이다. 일반적으로 만 50세 이상 연령이 되면(특히 갱년기 여성) 체내 칼슘이 급격히 부족해지면서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발생되며 가벼운 물리적 압력이나 충격(실내외 낙상, 스포츠손상, 자동차사고 등)에도 심각한 골절 부상 또는 ‘골절 지연 유합’이나 ‘골절의 불완전 유합’과 같은 골절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성인 하루 칼슘 권장 섭취량을 700mg 50대 이상은 800mg로 정해놓았다. 그런데 정작 사골국에는 칼슘 함유량이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너무 적게 들어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사골국 400g의 칼슘 함량은 14.14mg이다. 이 수치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겨우 2%에 불과하다. 우유 400ml에 452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는 것(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65%나 해당됨)과 비교하면 사골국의 칼슘 함유량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장시간에 걸쳐 여러 번 우려낸 사골국에는 ‘인(P)’이 다량 포함되어 있는데 인은 기본적으로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며 뼈 안에 들어있는 칼슘까지 뼈 밖으로 배출 시키기 때문에 뼈 건강에 역효과일 수 있다. 또한 사골국이 뜨거운 상태에서 국물을 마시게 되면 뜨거운 상태에서 혀가 짠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소금을 더 많이 집어 넣게 되고 김치와 같은 염분이 많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나트륨 과잉 섭취가 생길 수 있다. 나트륨 역시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기여하고 세포 삼투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과도한 섭취는 신장에서의 칼슘 재흡수율을 떨어뜨리고 칼슘 배설량을 늘리기 때문에 결국 뼈 건강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사골국이 뼈를 튼튼하게 하여 골절 회복이나 골다공증에 좋은 음식’이라는 말은 과거 영양결핍 시대에서 비롯된 잘못된 인식인 것이다.

사골국이 단백질 섭취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도 잘못된 정보로 볼 수 있다. 사골국에는 단백질이 아닌 무기질이나 지방 성분이 대부분이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먹으면 체중 증가와 함께 성조숙증, 성장부진 및 고지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기를 그냥 먹거나 사골국에 고기를 많이 넣어서 먹는 것이 올바른 단백질 섭취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반면 사골국에는 100ml 기준, 피부에 좋은 콜라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콘드로이친황산 성분도 다량 포함되어 있어서 피부 탄력 개선과 연골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뼈 건강을 생각한다거나 골절 후 회복을 돕는 대표적인 식품을 찾는다면 견과류, 병아리콩, 자두, 치즈, 당귀(當歸), 두유 등을 선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글 : 황만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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