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햄스터는 강아지,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잘 먹고 잘 놀며 배변에도 이상이 없다. 또 그루밍을 하기 때문에 윤기 나는 털을 갖고 있다. 햄스터의 평균 수명은 약 2~3년으로 매우 짧은 편이다.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털의 광택이 사라지고 시력을 잃기도 하며 여러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노화가 진행된다. 본 컬럼에서는 햄스터가 자주 걸리는 질병 중 ‘웻테일(Wet Tail) 증후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웻테일 증후군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장염으로 ‘꼬리젖음병’이라고도 불린다. 젖을 뗀 지 얼마 안 된 어린 햄스터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캄필로박터제주니(Campylobacter jejuni)라고 불리는 박테리아와 가장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밀집된 사육 환경, 식단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웻테일은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기 떄문에 매우 큰 고통을 동반할 뿐 아니라 심할 경우 2~3일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웻테일 증상으로는 무기력함, 설사, 축축한 꼬리 주변, 식욕 저하 등이 있다. 특히 설사 증상은 탈수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햄스터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심할 경우 재수화를 위해 즉시 응급 처치를 실행한다. 하지만 보통 항생제 처방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햄스터가 웻테일이 걸리는 원인에는 스트레스와 식단 변화, 적합하지 않은 사육 환경 등이 있다. 햄스터는 잡식성으로 다양한 것을 먹을 수 있지만 먹으면 위험한 음식에 대해서는 필수로 알아두어야 한다.
사람이 먹는 가공식품, 너무 차가운 음식이나 물, 세균과 곰팡이가 있는 상한 음식은 위험하다. 특히 땅콩에서 많이 발견되는 누룩곰팡이(Aspergillus) 속 아플라톡신(Aflatoxin)은 독소를 생성한다. 아플라톡신은 사람에게도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에 반드시 땅콩 급여 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먹이는 과감히 버리고 야채, 땅콩, 호두는 적당량만 급여할 수 있도록 하자.
또 중요한 점은 웻테일은 전염성 장염이라는 것이다. 독립성이 강한 햄스터를 위해 한 마리당 하나의 케이지를 마련해 두고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주기를 바란다. 만약 다른 햄스터들과 함께 사육 중이라면 즉시 아이를 격리시키고 아이와 접촉했던 케이지, 밥그릇, 물통, 쳇바퀴 등 모든 물건을 소독해 주어야 한다. 또 가능한 많은 수분을 마시도록 해 탈수로 이어지지 않게 관리해 주어야 한다.
햄스터는 오랫동안 자신의 질병을 숨기려는 습성이 있다.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몸집이 작은 햄스터이기에 별거 아닌 것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이에 따른 빠른 처치이다. 따라서 햄집사들은 평소에 아이의 모습을 잘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보이면 동물병원에 데리고 와 진찰을 받아 보기를 바란다.
(글: 잠실동물병원 김정희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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