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병원중재적치료센터전용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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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어렵지만 순식간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복부대동맥류는 ‘뱃속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위험성이 크다. 복부대동맥류란 복부 내에서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정상에 비해 1.5배 이상 커지고 늘어나는 질환이다. 대동맥은 심장에서부터 배, 골반, 다리로 이어지는 동맥피를 보내는 혈관인데 정상적인 경우에는 2~2.5cm 정도의 직경이지만 복부대동맥류가 생기는 3cm 이상으로 커지고 마치 풍선처럼 부풀기도 한다.

복부대동맥류는 대개 몇 년 동안 천천히 악화되기 때문에 환자가 스스로 이상 증세를 느끼기 어렵다. 혈관벽이 파열되어 병원으로 수송되는 경우가 제일 많고 파열되기 전 복부대동맥류를 발견하는 것은 대개 우연에 기대어 일어난다. 바닥에 등을 대고 가만히 누웠을 때 명치와 배꼽 사이에서 무엇인가 덩어리가 잡히고 혈관이 뛰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복부대동맥류일 가능성이 높다. 드물게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혈관이 파열되어 극심한 복통이나 요통 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일 평소 복부에 혈관이 뛰는 듯한 덩어리가 잡히던 사람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면 최대한 신속히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대동맥류가 파열되면 환자의 상태는 순식간에 악화되기 때문에 빠른 이송만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한 경우 파열된 즉시 그 자리에서 환자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미리 복부대동맥류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파열이 되지 않도록 수술, 시술 등을 받는 편이 가장 바람직한 복부대동맥류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복부대동맥류의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CT 촬영이나 초음파 검사, MRI, 혈관 조영술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동맥경화 등이 대동맥 혈관벽에 나타나 발생하거나 노화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생겨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경우, 흡연, 음주를 즐기는 경우, 비만인 경우, 남성인 경우에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 질환이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건강검진 과정에서 복부대동맥류 발병 여부를 확인해 보는 편이 바람직하다.

만일 복부대동맥류가 진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파열의 위험이 낮다면 금연이나 혈압 관리, 체중 감량 등 위험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동맥류의 크기가 크다면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파열을 막아야 한다. 개복 후 대동맥류 부위에 인조 혈관을 이식하는 방식이 보편적이나 환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혈관 내 접근법을 통해 인조 혈관을 삽입하는 시술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단, 대퇴동맥을 통해 혈관 내에 인조 혈관을 삽입하는 방법은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진행해야 안전하다. 또한 인조 혈관 삽입술을 진행한 후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며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빠른 발견과 신속한 대응, 꾸준한 관리만이 복부대동맥류 파열을 예방하고 환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글 : 시화병원 중재적치료센터 전용선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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