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에 이르면 약 15% 까지 증가 ... 심장 두근거림을 불안증 오해하기도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느닷없이 부르르 떠는 심장박동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노화가 주 원인으로, 노년기 급격하게 늘어난다. 전체 60대에 5% 남짓이던 환자가 80대에 이르면 약 15% 까지 증가한다. 인구 고령화로 환자가 계속 늘면서, 나중에는 고혈압처럼 대중적인 질환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문제는 이 같은 심방세동이 높은 의료부담을 부르는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장 박동이 빨리 또는 느리게 불규칙적으로 뛰는 질환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의 범주는 매우 넓어 그 자리에서 급사하는 부정맥부터 무시해도 되는 부정맥까지 다양하다. 심방세동은 이러한 부정맥 중 하나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에서도 매우 흔한 질환이다. 노인의 10~15%가 경험하지만 이해도가 부족하다보니 방치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심장은 규칙적으로 온몸에 피를 순환시켜 주는 펌프라고 할 수 있다. 윗집인 심방의 동결절이라는 부위에서 전기를 만들어 아랫집인 심실을 규칙적으로 수축시킨다. 그런데 동결절이 아닌 심방의 다른 부위에서 마치 불꽃놀이 하듯 후루룩 전기가 튀면서 심방이 가늘게 떨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심실도 영향을 받아 혈액이 힘차게 방출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으로 발생한 혈전이 뇌로 가면 뇌경색 유발

심방세동이 급사를 유발하는 질환은 아니더라도 뇌경색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심방세동 환자의 30%가 평생 한번 이상 뇌졸중을 경험할 정도다. 심방이 파르르 떨면 안에 있던 피가 심실로 내려가지 못해 고이고, 그 결과 피가 뭉쳐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그것이 뇌경색증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심장이 두근대거나 불안한 느낌을 받아 심방세동인지 모르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다가 오는 경우도 있다”며 “심박출량이 감소하다보니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찬 느낌,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하며, 또 부정맥이 있는 상태에서 걷거나 운동하면 숨이 더 가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아예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서 부정맥은 자가진단으로 100% 판단할 수 없다.

발작성일 경우 생활심전도 검사 필요, 스마트워치도 유용

하루 종일 증상이 지속되는 지속성 심방세동에는 심전도 검사가 유용하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발작성 심방세동에는 검사에 한계가 있다. 심전도는 심방세동이 유발될 때 측정해야 한다. 이런 환자는 심전도를 몸에 부착하고 하루나 이틀 기록하는 생활심전도(홀터)검사를 받으면 된다.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심전도 장치를 가슴에 부착해서 맥박을 기록한다. 더 길게는 3일, 일주일, 2주일 단위로 측정하는 장치도 있다. 만일 1년에 몇 번씩만 증상이 생길 정도로 증상이 뜸하다면, 평상시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간이심전도 기기를 이용하면 된다. 이외에도 심장 부위 피부에 작은 칩을 넣어두고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기록장치도 있다. 최장 3년까지 기록한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데에 심전도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가 매우 유용한다. 두근두근 이상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스마트워치로 즉시 심전도를 찍어 보자. 또는, 특별히 증상이 없는데도 부정맥이 있다는 경고가 뜨는 경우에도 심전도를 찍는 것이 좋다. 진은선 교수는 “스마트워치 심전도는 이렇게 매우 유용하지만, 스마트워치가 잘못 판독하는 사례도 꽤 많기 때문에 스마트워치의 판독을 그대로 믿지 말고, 해당 심전도를 출력해서 병원으로 가져와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혈전 방지 치료와 심장 박동 찾아주는 치료 동시 시행

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치료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지, 나이, 뇌경색증 기왕력 등을 참고해 점수를 매기고, 기준을 넘어서 혈전이 생길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약을 처방을 한다. 다른 하나는 심방세동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다. 심방세동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발작성의 경우에는 비교적 초기이기 때문에 약을 써서 적극적으로 정상리듬을 유지시켜주는 치료를 한다.

약을 써도 부정맥이 강하게 튀어나오는 환자는 고주파로 해당 부위를 지져주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이나 냉동풍선시술을 하게 된다. 두 가지 시술방법이 어떤 것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고 비슷한 결과를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심방세동의 다양한 원인 부위를 한 번에 시술할 수 있는 고주파도자절제술을 더 선호한다. 고주파도자절제술은 다리 정맥 부위를 부분 마취한 뒤 관을 삽입해 심장까지 밀어 넣어 시술하는 방식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부담이 적고, 통증과 위험성도 낮은 편이다.

부정맥에 대한 이해가 우선, 적극적인 검사 필요

환자들이 자신의 병에 대해 과학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부작용 위험이 있는 건강보조제를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 등 치료과정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진은선 교수는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걱정만 하지 말고 무조건 검사받을 것을 권한다”며 “부정맥의 검사는 대단한 것이 아닌 바로 심전도이다. 항상 두근거림이 있거나 맥박이 불규칙해서 부정맥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해 보고, 전문의와 상의해서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