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세포종제거수술을받은고양이(사진제공:나라동물병원)
비만세포종제거수술을받은고양이(사진제공:나라동물병원)
강아지와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지만 한편으로는 중요한 반려동물 건강 확인법이기도 하다. 포유류 반려동물들은 털에 가려져 피부 문제나 상처 등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호자들은 자주 반려동물의 온 몸을 쓰다듬으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하다. 특히 이때 유심히 봐야 하는 것 중 하나가 피부에서 혹 등의 종양이 만져지는 경우다. 반려동물에서 흔히 나타나는 피부 종양 중에는 비만세포종이 있다.

비만세포종을 반려동물가 비만이라서 생기는 종양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름만 비만일뿐 비만과는 관련이 없는 질환이다. 비만세포는 히스타민과 헤파린 등을 함유한 과립을 가진 세포이다. 비만세포는 이를 방출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세포종은 비만세포가 종양화된 상태로 과증식해 생기는 종양이다. 강아지는 주로 피부에서 발견되고, 고양이는 피부, 비장, 장에서 발견된다.

비만세포종은 보통 작은 혹이나 뾰루지처럼 나타나는데 형태가 다양하다. 단순 관찰로는 구분하기가 어려워 방치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방치할 경우 과도하게 방출된 히스타민 때문에 종양이 점점 부어오르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알러지 증상이나 짧은 기간 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한다. 심한 경우 늘어난 위산 때문에 위궤양이 발생하기도 하고 폐에 장애에 생겨 호흡 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 피부에 작은 종양이라도 발견되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검사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비만세포종은 악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피부에 발생하는 비만세포종의 경우 강아지에게는 악성, 고양이에게는 양성인 경우가 많다. 강아지, 고양이 모두 비장이나 소장 등 장기에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악성일 확률이 높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이 악성인지 양성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조직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다행이도 비만세포종의 진단은 매우 간단한 편이다. 마취를 해 조직을 떼어내야 하는 다른 종양과는 달리 세침흡인 검사(FNA)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세포종은 세포질에 과립이 존재하기 때문에 주삿바늘로 찔러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진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나이가 많은 노령견, 노령묘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비만세포종은 보통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 양성의 경우 종양만 떼어내면 된다. 하지만 악성의 경우 재발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정상 부위에서 5~10cm를 포함해 넓게 절제해야 한다. 보통 장이나 비장에 발생한 비만세포종이 그렇다. 특히 비장은 발생하는 암 중 1위가 비만세포종이기 때문에 비장적출수술까지 필요하다. 만약 비만세포종이 재발한다면 일반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매우 어려워지고 항암 치료까지 필요할 수 있다. 함암 치료는 종양이 너무 많이 퍼져서 수술로도 해결할 수 없을 때 진행한다.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세포종의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아 명확한 예방 방법 또한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피부를 체크해 보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비만세포종도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은 질환이다. 평소에 가정에서 반려견 · 반려묘의 피부 상태를 잘 체크하고 응어리나 혹이 발견된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 보기를 권한다.

(글: 나라동물병원 김태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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