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물의료센터박용석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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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배, 특히 가슴에서 무언가 만져진다는 이유로 동물병원에 방문했을 경우 대부분 유선종양으로 진단된다. 간혹 유선염증이나 경계성종양일 때도 있다. 하지만 피부 안쪽에 동그란 알맹이 같은 것이 만져진다면 유선종양을 1순위로 의심해 보아야 한다. 유선종양은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 강아지·고양이에게서 흔하게 보이는 질병이다. 정확한 원인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종양들처럼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유선종양의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은 첫 발정 전 중성화수술이다. 첫 발정이 지나면 발병 위험이 25%나 증가하기 때문이다. 만약 중성화수술 예정이 없는 암컷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다면 보호자의 빠른 발견도 중요하다. 육안으로 보기만 해도 종양이 보이기 때문에 다른 종양들에 비해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선종양 초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아 젖꼭지와 헷갈리기도 하고 증상이 없다 보니 보호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목욕할 때, 미용할 때, 쓰다듬어 줄 때 등 아이의 유선에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유선종양을 의심하고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유선종양이 의심되어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기본 신체검사, 혈액검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전이 여부 판단을 위한 흉부 방사선촬영을 진행한다. 유선종양은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보통 종양 적출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양성인지 악성인지 확인할 수 있다. 양성이라면 유선종양 제거 수술만 하면 치료가 종료된다. 골치 아픈 건 악성인 경우이다. 유선종양이 악성인 경우 암세포가 림프절로 퍼지면서 폐나 간, 비장까지도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세포가 전이되면 아이의 생존 기간이 매우 짧아질 수 있을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강아지에게는 35~50% 정도가 악성으로 나타나고 고양이는 악성일 가능성이 무려 9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같은 악성 종양이라도 조기에 발견하면 악성도가 높지 않아 대부분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유선종양제거수술 종류에는 종양이 있는 유선 한 개만 제거하는 방법, 오른쪽 혹은 왼쪽만 제거하는 편측제거수술, 양측 유선을 모두 제거하는 유선전적출수술이 있다. 특히 유선전적출 수술은 범위가 넓기 때문에 확실한 종양 제거와 봉합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의료인에게 반려동물을 맡기는 것도 중요하다. 유선종양은 재발 확률이 높기 때문에 웬만하면 전적출을 권하지만 아이가 나이가 많은 노령견, 노령묘인 경우에는 부분제거수술을 권한다. 무리해서 마취와 수술을 진행하면 신체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유선종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바로 중성화수술이다. 몇 년 전에 비해 중성화수술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는 보호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을 해 주지 않으면 여러 합병증이 올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특히 암컷의 경우 유선종양 뿐 아니라 자궁에 농이 차는 자궁축농증에 노출될 위험도 매우 높다. 반려동뮬 20세 시대에 도달했다. 아이가 평생 아프지 않고 나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보호자가 같을 것이다. 내 반려동물의 평생 건강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글 : 에덴동물의료센터 박용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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