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동물병원박성원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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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어릴 때부터 사람은 333법칙과 함께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배운다. 이에 비해 반려동물 치아 관리 방법과 중요성은 잘 모르는 보호자들이 많다. 강아지, 고양이는 태어나서 4개월~6개월이 지나면 유치가 빠지기 시작한다. 유치가 다 빠진 뒤 나는 치아를 영구치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아이가 평생을 사용하는 치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아 관리는 반려동물에게 굉장히 중요한 건강 요소이다.

치아 관리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칫솔질이다. 처음부터 칫솔질을 잘하는 반려견·반려묘는 없다. 아이가 양치를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혼내거나 야단치지 말고 점진적으로 시간과 횟수를 늘려 적응할 수 있도록 하자. 바로 칫솔을 사용하는 것보다 손가락에 치약을 묻혀 충분히 냄새도 맡고 맛도 보게 해 준 뒤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칫솔질이 끝나면 반드시 간식이나 놀이로 보답해 반려동물에게 양치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치는 하루에 한 번 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부지런하게 양치질을 한다면 물리적 마찰에 의해 치아 표면에 치태나 치석이 쌓이는 속도를 훨씬 늦출 수 있을 것이다.

꾸준히 양치질을 해 줘도 치석이 생길 수 있다. 치석은 치아 사이에 끼거나 치아에 붙은 음식물이 침 속의 미네랄과 결합해 딱딱하게 굳은 것을 말하는데 입냄새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치주염, 치은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입술을 들추어 치아를 보았을 때 잇몸 가까운 곳에 누렇고 딱딱한 것이 보인다면 스케일링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에 붙어 있는 치석을 스케일러라는 기구를 사용해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스케일링을 할 때 전신마취를 한다. 따라서 마취 전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필수로 해 주어야 한다. 추가로 스케일링이 끝나면 거칠어진 치아 표면의 부식을 막아 주고 표면에 광택을 만들어 주는 불소 도포와 폴리싱을 진행한다. 스케일링 주기는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보통 3세부터 1년 주기가 좋다. 평소 치아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아이라면 3년~5년에 한 번씩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구강 질환 원인의 99%는 치석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초기 치주질환인 치은염이 유발될 수 있고, 치주인대와 잇몸뼈까지 염증이 진행되어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치주염의 단계까지 갈 수 있으며 오래 지속될 경우 세균들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폐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가 책임지고 꾸준히 관심을 갖고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꾸준한 양치질을 통해 관리해 주고 치석이 쌓여 있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스케일링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

(글 : 숲속동물병원 박성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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