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동물의료센터이종환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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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가슴에 동글동글하고 딱딱한 무언가가 만져져요.”라는 문의와 함께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보호자들의 반려동물은 대부분 유선종양이라고 하는 질병에 걸려 있다. 유선종양은 사람의 유방암과 비슷하지만 발병률은 3배나 높은 질환이다. 주로 7~8세 이상 나이 많은 강아지에게 발생하며 뚜렷한 원인은 밝혀진 게 없지만 난소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종양들처럼 유전이나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유선종양의 골치 아픈 점은 악성일 경우 다른 장기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혈관이 겨드랑이의 림프샘에서 유선을 지나 사타구나쪽 림프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아지 유선종양의 경우 양성과 악성의 발생률은 각각 50% 정도이다. 반면 고양이는 유선종양 발생 확률이 강아지에 비해 낮지만 악성 가능성이 무려 8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초반에는 좁쌀 크기로 매우 작아 보호자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비교적 털이 없는 배쪽에 생기는 종양이기 때문에 조금만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관찰한다면 빠르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유선종양 치료 시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 방법은 종양 제거수술이다. 이전에 유선종양으로 본원에 내원했던 12살 시추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약 9개월 전부터 오른쪽 유선 부위에 종양이 확인되었고 크기가 점점 커지는 탓에 수술을 위해 내원한 아이였다. 촉진을 통해 확인해 보니 오른쪽 유선 5번째 외에도 왼쪽 유선 2번째, 5번째 부위에도 1cm 크기의 종양이 확인되었다. 방사선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혹시나 다른 장기나 림프절로 전이가 되었는지 확인한 후 수술에 들어갔다. 다행히 다른 장기로의 전이도 없고 혈액검사 결과 약간의 탈수 외에는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유선종양이 오른쪽 혹은 왼쪽에만 있으면 편측 제거 수술을 양쪽 모두에 있을 경우 양측 제거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너무 나이가 많거나 마취에 대한 부담이 심한 아이라면 일반 절개 수술보다 안전한 방법인 하복부 6분방 제거 수술 방법을 사용한다. 6분방 제거 수술은 머리와 가까운 유선을 1번이라고 할 때 3번 아래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방법이다. 이렇게 수술 방법은 아이의 나이나 종양의 크기,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종양만 부분 제거하는 경우도 있으나, 종양 전체 주변 조직, 림프절 및 유선 조직을 같이 제거하는 것이 전이와 재발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아이 역시 나이가 있는 노령의 반려견이기에 오른쪽은 6분방 제거 수술, 왼쪽은 편측 제거 수술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유선종양은 알려진 바와 같이 중성화수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예방 효과를 확실히 보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첫 발정 전에 수술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출산 계획이 없을 때는 생후 6~8개월 정도, 출산 계획이 있다면 어렸을 때 출산을 마무리하고 건강한 상태에서 중성화수술을 해 줄 수 있도록 하자. 중성화수술은 유선종양을 99% 이상의 확률로 예방해 준다. 세 번의 발정 전에만 수술을 받아도 예방률이 74%로 높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중성화수술을 시켜 주는 것이 좋다. 유선종양은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조기 치료를 통해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이 든 암컷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종종 아이의 가슴과 배를 쓰다듬으면서 유선종양 여부를 확인하고 작은 덩어리라도 발견되면 즉시 동물병원에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미소동물의료센터 이종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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