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통증, 침 흘림, 잇몸 출혈, 음식 거부, 심한 입냄새 등 증상 보여 ... 3살 이상 고양이 80%이 치과질환

심바동물병원조승재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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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에 방문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아이 입냄새가 너무 심해요”이다. 대부분의 반려동물 입냄새의 원인은 치석이지만 강아지보다 치아를 보호하는 법랑질이 약한 고양이의 경우 몇 가지 원인이 더 있다. 고양이 입냄새의 원인은 90% 이상이 구강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한 질병이다. 잇몸이나 치아에 발생하는 염증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지만 치석은 계속해서 방치할 경우 치아 및 잇몸의 염증 질환으로 직격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질병은 난치성구내염(LPGS)과 치아흡수성병변(FORL)이다.

구내염은 입안 염증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그중 난치성구내염(LPGS (Lymphocytic-Plasmacytic Gingivitis Stomatitis))은 구강 내의 연부조직, 특히 잇몸과 인후두에 발생하는 염증 질환으로 만성적인 질병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따져 볼 만한 원인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생기는 세균성 플라크에 대한 과민 반응과 스트레스, 환경적 영향, 고양이 백혈병(FeLV), 고양이 에이즈(FIV)와 같은 면역계를 억압하는 질병들이다. 이러한 질병들이 고양이의 방어력을 약화시키고 고양이를 아프게 만든다.

치아흡수성병변(FORL(Feline Odontoclastic Resorption Lesion))은 상아질파괴세포가 영구치를 공격해 치아가 녹아 흡수되는 질환이다. 보통 아래턱 송곳니 바로 뒤에 있는 작은 어금니 쪽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대칭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눈으로 보았을 때 잇몸이 치아를 덮을 정도로 많이 올라와 있다면 치아흡수성병변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두 가지 질환 모두 구강 통증, 침 흘림, 잇몸 출혈, 음식 거부, 심한 입냄새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와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구내염을 의심하고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난치성 구내염 및 치아흡수성병변은 진단 시 이빨 뿌리와 잇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치아방사선촬영을 한다. 특히 치아흡수성병변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잇몸 속 뿌리가 녹아 있는 경우도 많아 반드시 치아방사선촬영을 진행해 주어야 한다.

진단 후 내복약을 통한 치료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상태가 심각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든 치아를 뽑아내는 전발치를 진행한다. 치아를 모두 뽑는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 발치를 망설이는 보호자도 있다. 하지만 이는 반려묘의 고통의 시간만 길어질 뿐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속되는 구강 통증으로 인해 잘 먹고 마시지 못함으로 인해 다른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전발치 후에는 남아 있는 치아 뿌리가 없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뿌리가 남아 있다면 아이는 수술 후에 다시 침을 흘리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재수술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3살 이상 고양이 중 무려 80% 이상이 난치성 구내염과 치아흡수성병변과 같은 각종 치과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구내염은 골치 아프게도 재발률 또한 높은 질병이다. 명확한 예방법은 없지만 하루에 한 번 양치질을 해 주고 치석 제거 관련 용품이나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반려묘뿐만 아니라 반려견도 치석이 모든 구강 질환의 원인이 되기에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을 통한 치석 제거를 진행해 주어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한 번 나온 영구치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반려동물의 치아 건강은 견생과 묘생을 좌우한다. 치아 건강에 신경 써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심바동물병원 조승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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