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동물병원김정재수의사
동탄동물병원김정재수의사
강아지와 고양이의 비뇨기계 질환은 정말 다양하다. 반려견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은 신장, 요관, 방광 결석이 대부분이며 세균 감염이 원인이 될 때가 많다. 반면에 반려묘는 방광염이나 하부요로계질환으로 동물병원을 찾아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며,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다. 다른 반려동물들에 비해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편이다. 따라서 환경 변화나 사료, 간식의 변경 그리고 미용 등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는 이 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하부 요로계질환에는 비폐색성과 폐색성이 있다. 비폐색성 질환은 소변이 조금이라도 나오지만 폐색성 질환은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한다. 폐색성 하부요로계질환은 고양이의 하부요로계질환의 30%를 차지하는데, 요도 내에 결석 또는 염증성 물질에 의한 이물질 등으로 인해 폐색이 일어나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색성 하부요로계질환은 암컷 고양이보다는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가늘고 긴 수컷 고양이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수컷의 요도는 한 번 아래로 꺾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협착되거나 막히는 경우가 많다. 빠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소변의 노폐물과 독성 물질이 배출되지 못해 급성 신부전, 신후성요동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처음 요도폐색이 발생했을 때는 비침습적인 치료를 통해 관리한다. 심할 경우, 막힌 요도를 뚫어 주고 요도카테터를 장착해 방광 및 요도에 쌓여 있던 이물질이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통해 치료한다. 만약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해도 재발이 계속 되면 “포피요도문합술”이라는 외과적인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반려묘 포피요도문합술은 방광에서 요도로의 자연 배출이 어렵거나 요도카테터 설치로도 요도폐색이 해결되지 않을 때 하는 수술이다. 결석, 슬러지 등으로 막힐 수 있는 요도의 좁은 부위를 절개하고 넓혀 준 뒤 포피를 남겨 두었다가 포피와 절개된 요도를 직접 연결해 요도가 체외로 노출되지 않게 해준다. 이는 영구적으로 폐색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진행한다.

고양이 요도폐색은 평소에 잘 관리해 준다면 예방할 수 있다. 우선 주된 원인인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특히 화장실은 고양이에게 매우 중요한 생활 요소이다. 고양이 마릿수보다 한 개의 화장실을 더 놓는 것이 좋고 개수를 맞춰 주는 것이 힘들다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도록 하자. 화장실이 더러우면 소변 참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요로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수량을 늘려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물을 적게 마시고 농축된 배뇨를 하는 습성이 있어 강아지에 비해 비뇨기계질환 발생률이 높다. 따라서 하루에 1회 이상은 물을 갈아 주어 신선한 물을 평소에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고양이 분수나 정수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반려묘의 소변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화장실을 갈 때 불편한 울음소리를 내거나 화장실 이외의 장소에 배뇨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요도폐색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배가 볼록해지는 것도 요도 폐색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증상이 심해짐에 따라 수신증이 발생하여 압력이 증가하면서 신장과 신우가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 바란다.

(글: 동탄동물병원 김정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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