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강아지가 갑자기 ‘깨갱’하며 한쪽 뒷다리를 사용하지 않아요” 반려동물을 다루는 수의사라면 수도 없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반려견이 뒷다리를 불편해하는 원인은 슬개골탈구, 전방십자인대 파열 외에도 고관절 질환일 수 있다. 고관절 질환에는 대퇴골두괴사증, 대퇴골이형성, 골절, 대퇴골두허혈성괴사 등이 있는데 고양이보다는 강아지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대퇴골두허혈성괴사(LCPD, Legg-Calve-Perthes Disease)는 2년 이하의 어린 반려견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실내에서 생활하고 미끄러운 바닥에서 지내는 소형견이라면 발병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대퇴골두허혈성괴사라는 질환명이 낯설 수 있지만 반려견의 파행 발생 시 슬개골탈구 다음으로 의심해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대퇴골’은 쉽게 말해 허벅지뼈를 말하고, ‘대퇴골두’란 몸통과 허벅지를 연결하는 골반 관절 중 허벅지뼈 머리 부분을 말한다. 이 부분에는 굉장히 많은 혈관이 분포되어 있는데 혈액으로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소를 통해 뼈가 튼튼하게 유지된다. 정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보통은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대퇴골두허헐성괴사가 발생한다.

(dhlsWhrqnxj)대퇴골두제거수술전,후X-레이사진
(dhlsWhrqnxj)대퇴골두제거수술전,후X-레이사진
대퇴골두허혈성괴사가 발생할 시 연골이 손상되면서 움직일 때마다 통증으로 인해 아이가 절룩거릴 것이다. 절뚝거림은 진행 정도에 따라 점점 심해지며 나중에는 아예 다리를 들고 다니기까지 한다. 또한 동그란 모양이었던 대퇴골두가 울퉁불퉁하게 변하면서 보행 또한 불편해진다. 진단 및 수술이 늦어지면 걸을 때 사용하는 다리 근육이 약해져 다리가 가늘어지고 수술 및 치료 후에도 보행이 힘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면 반드시 질환을 의심해 보고 동물병원으로 내원하는 것이 좋다.

대퇴골두허혈성괴사는 진통제나 붕대, 레이저 치료 등을 통한 내과적 치료법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외과적인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퇴골두제거수술(FHNO, Femoral Head&Neck Ostectomy)은 대퇴골두를 반듯하게 잘라내는 수술이다. 보행에 사용하는 관절을 제거하면 어떻게 걷는지 묻는 보호자들이 있다. 수술 후 주변의 섬유조직이 대퇴골두의 역할을 대신해 수술한 뼈를 충분히 지지해 준다. 따라서 보행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대퇴 근육이 많이 위축된 상태라면 수술을 진행해도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대퇴골두허혈성괴사는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고관절 주변 근육과 조직의 힘으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무리한 움직임은 피하고 재활을 통해 근육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LCPD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바로 조기 발견이다. 반려견, 반려묘의 보행에 이상 증상이 보일 경우, 이미 아이는 다리 관련 질환으로 고통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평소 보호자와 함께 산책할 때나 일상생활의 움직임에서 반려동물의 걸음거리에 문제가 없는지 잘 지켜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자.

(글 : 쿨펫동물병원 오리역점 이동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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