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동물병원이종욱수의사
참동물병원이종욱수의사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반드시 고민을 할 정도로 중성화는 대중적인 수술이 되었다. 특히 암컷 반려동물은 자궁축농증, 유선종양과 같은 생식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중성화수술은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예방법이기 때문이다. 중성화는 보통 6개월 전후로 발정 증상이 보이기 시작할 때 진행한다. 여아의 경우, 발정이 오면 유선이나 외음부가 부풀어 오르고 강아지는 생리 증상을 보이며 고양이는 아기 울음소리와 유사한 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높게 들어올리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중성화는 암·수의 수술법이 상이하여 암컷은 자궁과 함께 난소를 제거하게 된다. 그런데, 수술 후에도 반려견의 생리나 반려묘의 캣콜링 등 발정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잔존난소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잔존난소증후군은 수술 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난소가 남아,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태를 뜻한다. 난소 기형으로 인해 한쪽 난소를 찾지 못해 제거가 안 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남아 있는 난소의 크기가 작다면 성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발정 증상이 당장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난소가 남아 있으면 발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성호르몬 관련 질환의 예방 효과도 반감될 수 있으므로 중성화 이후에도 발정증상이 관찰된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아이의 병력, 증상발현시기, 수술 시기 등을 문진하고, 신체검사 및 혈액검사를 통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확인하게 된다. 예상되는 수치보다 높은 결과가 나오면 질에서 표본을 채취해 세포학적 검사를 통해 발정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잔존난소증후군으로 확정되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잔존 조직의 위치를 파악하여 개복 수술을 통해 남아 있는 잔존 난소를 제거해줘야 한다.

정상적인 중성화수술에서는 자궁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난소가 함께 따라 나오지만, 이런 경우 자궁이 없는 상태에서 남아 있는 난소를 찾아내 제거해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더욱 높은 난이도를 요한다. 간혹 빠른 회복과 흉터 최소화를 위해 절개부위를 작게 잡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는데, 과도한 최소 절개는 수술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잔존난소증후군을 발생시킬 위험성이 뒤따르기도 한다. 때문에 중성화수술 후에는 난소가 제대로 제거되었는지 확인해 주고 만약 잔존난소 제거수술이 필요하다면 안전하고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동물병원에서 행해지는 모든 진료와 치료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모든 재수술은 대부분 정상 수술보다 복잡하고 까다롭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욱 힘들어 할 수 밖에 없다. 보호자의 애타는 마음도 더할 것이다. 부디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가 힘들어지지 않는 안전한 중성화수술을 받기 바란다.

(글 : 참동물병원 이종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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