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로 그 주변을 섬유성 연골조직이 둘러싸고 있어 다양한 방향의 고관절 움직임을 조율해준다. 고관절이형성증은 이러한 고관절에 탈구, 변형, 염증 등이 발생하는 전반의 병증을 말한다. 골반, 둔부에서 통증을 느껴 절뚝이는 걸음걸이를 보이며 후지 골반에서 마찰음이 들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무증상 또는 가벼운 보행이상을 보이다가 점차 악화되며 다리근육이 약해지면서 근육위축으로 이어져 다리를 더 안 쓰게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빠른 발견과 치료를 필요로 한다.
고관절이형성증은 환경적 요인보다는 유전적인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 보통 1살 이전에 증상을 보이는데 고관절 내 관골구의 발육부진 혹은 변형으로 인해 대퇴골두가 편평해지고 고관절이 이완되어 탈구가 진행된다. 치료법는 진행 정도에 따라 상이하다. 신체검사, 신경계검사, 방사선 촬영 등을 통해 골반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견종, 나이, 체중, 활동량 등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약물치료와 운동제한, 식이조절을 통해 병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도하지만 내과적치료는 통증을 감소시켜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는 없어 외과적 치료를 빨리 받는 게 권장된다. 일반적으로는 대퇴골두와 대퇴경을 잘라내어 관절에 지방을 채워 회복시키는 대퇴골두제거술(FHNO)을 진행한다. 통증을 유발하는 대퇴골두 자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통증완화에 효과적인 수술법이다. 제거된 부위는 회복하면서 결합조직으로 대체되어 가관절이 형성되며 뒷다리 근육이 체중부하를 감당할 수 있어 보행에 지장은 없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양호한 골반근을 가진 반려견에게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합리적인 수술법으로 추천된다.
다만, 대퇴골두 제거수술은 20kg 이상의 반려견에게는 근육위축이 일어날 수 있다. 때문에 대형견에게는 인공관절 치환술(THR)을 시행하게 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의 일부를 인공 고관절로 대체하여 두 인공고관절을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또한 몸무게가 무거운 아이일수록 고관절이 지탱해야 하는 하중이 무거워 수술 후 재활치료도 더욱 중요하다. 고관절수술은 다른 정형외과 수술에 비해 회복기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므로 적정한 체중 유지와 마사지, 관절운동, 물리치료 등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단계적으로 회복시켜야만 한다.
이처럼 동일한 관절질환에 대해서도 견종과 몸무게, 증상과 정도에 따라 치료의 접근방향은 달라진다. 고관절 질환은 노령이 아닌 어린 시절부터 발현될 수 있는 질환이니만큼 내 반려견의 평생 건강한 행복을 위해 평소의 움직임에 세심한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글: 나루동물병원 박옥지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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