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홈종합동물병원조성진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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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반려묘를 위시하여 다양한 동물들에게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나고 있다. 가축, 마당개·고양이, 애완동물, 반려동물 등의 단어의 변화를 거치면서 어쩌면 그 애정의 정도는 달라지지 않았을지 몰라도 보호자의 평생 동반자 개념으로 생활상의 위치가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가족의 개념으로 반려동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세대가 이제는 대부분 노령견, 노령묘 가족이 되어버렸다. 사람에게도 10년의 시간은 긴 시간이지만 아기 강아지, 아기 고양이로 만났던 내 반려가족은 이제 ‘노령’이라는 단어가 붙어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신경을 써야하는 의학적 항목도 늘어나게 되었을 것이다. 흔하게 알고 있던 중성화, 스케일링, 심장사상충 보다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 슬개골탈구, 이첨판폐쇄부전증, 부신피질기능항진증 등의 단어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보호자가 겁을 낼 필요는 없다. 노령의 아이들에게 자주 걸릴 수 있는 질병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평소와 같이 애정을 주고 건강체크를 해주면 예방과 조기발견, 치료 혹은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노령의 반려동물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질환 중 의외로 낯선 질병인 부신피질기능항진증에 대해서 다뤄볼까 한다. 보통 쿠싱증후군, 쿠싱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호르몬에 의한 내분비성 질환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에서 카테콜아민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부신피질의 기능이 항진되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각종 염증 및 기능 이상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상태를 쿠싱증후군이라 한다.

먼저 쿠싱증후군의 전형적인 여섯 가지 증상을 살펴보자.

1. 물을 과도하게 많이 마신다.
2. 소변을 과도하게 많이 본다.
3. 평소 섭취량보다 식사량이 늘어난다.
4. 배가 동그랗고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다.
5. 입을 벌리고 빠르고 가뿐 호흡을 한다.
6. 대칭성 탈모, 각질 과다, 검은색 피지, 건조하고 얇아지는 피부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다음, 다뇨, 다식의 증상은 코르티솔 과다 분비에 의한 증상이다. 뇌하수체의 자극 및 부신종양에 의해 스트레스 상태로 신체가 인식함에 따라 정상적인 양의 음식과 수분을 더 많이 소비하여 정작 체내의 필요량보다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증상은 당뇨의 증상과도 동일하며, 당뇨와 함께 진단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처방을 위해서는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쿠싱을 동반한 당뇨는 혈당이 잘 잡히지 않는 특징도 갖게 된다.

배가 동그랗게 변하는 체형적인 변화도 필요 이상의 물과 음식을 섭취함에 따라 배가 팽창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퇴 부근의 지방이 체내로 이동하면서 다리는 가늘어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가뿐 호흡의 증상은 운동, 흥분 상태가 아닐 때에도 보이며 호흡수도 증가하게 된다.

탈모, 각질, 피지 등의 피모의 변화는 피부병으로 오인하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병 약만으로 관리해줄 경우 쿠싱증후군의 증상은 악화되며, 특히 고양이의 경우에는 건조하고 얇아진 피부가 사소한 자극에도 벗겨질 정도로 악화되는 ‘피부취약증후군’이라는 형태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쿠싱증후군은 상기의 증상 발현에서 그치지 않는다. 모든 조직의 면역력이 감소하여 다양한 합병증으로 발전하는데 방광염, 항문낭염, 외이염, 습진, 각막궤양 등 염증성 질병이 발현되기 쉽고, 수분부족으로 인한 혈액응축, 고지혈증, 빈혈은 물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거나 뼈 밀도 감소로 인한 디스크, 신장 방광 요로 결석의 증상도 발현될 수 있다. 또한 간 기능 이상, 뇌하수체종양으로 인한 발작, 고혈압 혈전, 심장병 악화, 췌장염 반복 같은 생명과도 직결되는 무서운 상황까지 악화될 수 있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뇌하수체에 종양이 발생하여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되면서 시작되는 경우와 부신 자체에 종양이 발생되어 직접적으로 코르티솔을 과도하게 분비하게 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1단계 호르몬 검사의 경우 ACTH와 LDDST 두 가지가 있는데 2시간이면 끝나는 ACTH에 비해 LDDST는 10시간 정도 걸리지만 좀 더 상위검사로 정확도가 더 높아 ACTH에서 애매한 결과가 나올 경우 다시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후 쿠싱이 확정되면 뇌하수체 종양인지 부신 종양인지 확인을 위해 초음파, MRI, 특수 호르몬 검사를 진행한다. 뇌하수체인 경우에는 내과적 약 복용으로 관리를 하게 되며, 부신인 경우 외과적 적출을 우선 순위에 두는데 수술 진행 여부는 여러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해야만 한다.

쿠싱증후군은 반려묘보다는 반려견의 발병 케이스가 흔하지만 강아지에게도 고양이에게도 무서운 질병임에는 틀림없기에 일단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간과하지 말고 빠르게 검사를 받고 신속하고 적절한 조취를 취해야만 한다. 더군다나 쿠싱은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다. 정기적인 호르몬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이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여 적절한 생황습관으로 관리해줌으로서 증상이 발현되기 전 예방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펫홈종합동물병원 조성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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