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끝남과 동시에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었다. 이전에도 낮밤으로 기온 차가 큰 편이었지만 이제는 10도 이상 격차가 벌어지면서 더욱 계절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일교차가 크면 면역 체계가 무너지기 쉽고,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건강에 신경 쓰도록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체내에 위치한 혈관은 일교차가 클수록 악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혈관이 건강하지 못하면 심혈관질환 등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특히 다리에 위치한 혈관은 중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데,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하지정맥류라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유의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서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로 쏠리는 혈관질환이다. 부종, 중압감, 혈관돌출, 저림, 가려움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보통 운동 부족, 노화 등에 의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복부비만, 오래 서 있는 습관, 격렬한 스포츠 활동과 같이 다리에 심한 압력을 주는 행동을 지속한 경우 발병하게 된다.
혈관은 기온이 낮으면 수축하고 기온이 높아지면 확장되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도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밤이 되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따뜻한 낮에는 다시 확장되면서 혈관의 탄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오래 서 있거나 노화 등에 의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일 경우 요즘처럼 심한 일교차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혈관 건강을 위한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습관이나 행동을 삼가고, 혈관에 좋은 음식 섭취 및 다리 스트레칭,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여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옷을 갖춰 입는 것도 중요하다. 낮에 다소 덥더라도 하체를 따뜻하게 지켜줄 수 있는 옷을 챙겨 입고 가디건, 담요 등을 챙겨 기온이 뚝 떨어지는 저녁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다리가 무겁거나 자주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면 하지정맥류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피부 착색, 궤양, 괴사와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다양한 치료 장비를 갖춘 의료진을 방문해 맞춤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서울하정외과전정욱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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