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산하 국내 최초 어린이 전문의료기관. 어린이병원학교 등 토대 마련 … 국내외 소아청소년 전문의 역량 강화 지원 및 소외 아동 건강 돌봄 활동 등
타학교 학생도 OK, 복지부와 함께 소아심장분야 임상 실습 지원
이러한 공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소아청소년 전문의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에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나누는 것도 포함된다. 소아청소년 전문의 역량 강화는 그 사회의 어린이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지원하는 젊은 의사들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이 같은 활동은 매우 뜻 깊다.
올해 서울대어린이병원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외상·소아심장 분야 실습 지원사업’을 추진, 소아심장 분야에 관심 있는 타 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습의 지원했다. 해당 분야에 관심은 있지만 실제 임상을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돕기 위함이다.
현재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진단과 시술,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는 병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의과대학 학생들 대부분이 소아심장 분야를 접할 기회가 없고 자연스럽게 지원자들의 관심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참여 의대생들은 △소아흉부외과 외래 진료/중환자실 회진 참관 △소아흉부외과 개심술 수술 참관 △수술 후 컨퍼런스 △소아심장과-흉부외과 연합 컨퍼런스 △북 리뷰 등을 진행했다. 특히, 소아흉부외과 전공의, 전임의들과 함께 중환자실 당직 근무를 함께하며 생생한 현장을 체험했다.
실습 참가 의대생은 “모교 병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수술과 희귀 선천성 심장병 케이스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수술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며, 소아심장 분야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디에서 치료 받아도 건강할 수 있게, 지역사회 및 해외 의료역량 지원 사업
의대생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의 소아청소년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최신 지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데도 병원은 열성을 보이고 있다. 매년 초 진행하는 연수강좌가 그것이다.
연수강좌는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데, 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문 교수가 다수 참여해, 실제 진료방침을 공유하고 지역의료진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 까다로운 소아응급진료,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문제, 전원이 필요한 질환 등 다양한 주제로 개원의 등 지역사회 여러 의료진과 임상 경험을 공유한다.
김한석 어린이병원장은 “연수강좌는 전원 의뢰된 환아에게 시행하는 서울대병원의 실질적 진료법과 결과를 담았다”며 “개원의 등 지역사회 여러 의료진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어린이들을 위한 해외 소아의료 역량 강화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2019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진행하는 ‘우즈벡 국립아동병원 의료 인력 역량 강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병원은 올해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에서, 현지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한 대면 연수를 2회 진행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이래 온라인으로 교육을 진행해왔지만, 의료진 백신 접종 및 현지 병원의 간곡한 요청으로 현지 연수를 결정했다.
교육은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현지 진료환경을 직접 관찰하고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1차 연수는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1일까지 복강경· CPR· 간호 3종 시뮬레이션 교육과 소아외과 수술 실습교육으로 진행됐으며, 2차 연수는 6월 30일부터 7월 8일까지 소아흉부외과, 소아심장과, 소아마취통증의학과, 소아중환자 등 여러 분과의 임상교육이 실시됐다.
총괄책임자인 서울대병원 하일수 명예교수는 “문화적 차이나 비교적 열악한 의료환경, 인프라 등으로 아직 어려운 상황이나, 한편 우리 사업으로 할 일이 그만큼 많다고 생각한다”며 “현지 연수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향후 교육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추진해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3차 연수는 올해 10월로 계획됐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사업이 종료되는 2023년 8월까지 Δ최첨단 의료 시뮬레이션 장비를 갖춘 교육훈련센터 구축 Δ소아임상 역량 강화 마스터플랜 수립 Δ의료진 한국초청 연수 Δ어린이병원 여러 분과 전문가의 추가 현지 파견 교육 등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 역량강화사업을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에서도 학교수업을, 퇴원해서도 돌봄을
어린이 전문 병원으로서 어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헌활동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1999년 7월 15일에 개교한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학교를 들 수 있다. 이는 병원학교에 관한 법률제정에서부터 전국 병원학교의 설립을 주도한 국내 최초의 기관으로 이후 여러 상급종합병원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어린이병원학교 설립의 단초가 됐다.
현재 서울대어린이병원은 2004년 정식으로 해당교육청과 협약하여 병원학교 자체 운영을 하고 있으며, 병원학교, 화상강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출석일수를 확보하여 장기입원 어린이 환자의 유급 방지 및 상급학교, 학년 진학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병원에 퇴원한 어린이 환자 중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중증 환자를 위한 돌봄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최근 2년 이내 서울대어린이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중 퇴원 후에도 인공호흡기 등에 의존해 가족이 24시간 간병해야 하는 어린이들이 400여 명에 달한다”며 “전국적으로는 약 3천명의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간병인을 두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성인 환자에 비해 어린이 환자를 받아주는 곳은 거의 없어 이들에 대한 간병과 돌봄 부담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 된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중증소아 환자를 단기간 보호자 없이 24시간 간호 간병하는 ‘(가칭)서울대학교병원 넥슨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은 지난해 11월에 밝혔다.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는 넥슨재단 기부금 100억원과 보건복지부 정부보조금 25억원을 지원받아 병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연면적 약 1,350㎡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중증 어린이 환자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사전 평가를 거쳐 보호자 없이 1회 6박 이하, 연간 최대 14일까지 입원할 수 있다.
김연수 병원장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앞으로 중증 어린이 환자의 치료 기술 선도는 물론 환자 및 가족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전인적 치료와 돌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앞장설 것”이라며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이 환자와 가족의 삶에 작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10년 째 소외된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그룹홈 아동 무료건강검진’ 사업
병원 밖 어린이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도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이 매년 시행하는 ‘그룹홈 아동 무료건강검진’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는, 병원 밖 어린이를 위한 대표적인 사회공헌할동이다.
그룹홈은 가정해체, 학대 등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이 함께 생활하는 소규모 시설로, 병원은 2011년부터 그룹홈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무료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검진을 통해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작년 코로나19로 검진이 잠정 중단됐으나, 올해 4월 재개했다. 지난 10년 간 총 107회 무료건강검진을 시행했으며, 누적 수검 아동은 1,415명이다. 앞으로도 그룹홈 아동들이 의료안전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무료건강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한석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장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은 그룹홈 아동을 위한 무료건강검진을 10년째 이어가고 있다”며 “아동의 성장과 양육에 도움이 되도록 무료건강검진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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