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엔 증상 거의 없어…복통-황달-체중감소 등 나타나
위험 인자 있는데다 등 통증 있다면 의심해봐야
크기 작아 복부 초음파·CT로 진단 어려워 정밀 검사 필수

개그우먼 배연정,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FC의 유상철 명예 감독, 중견 배우 임병기. 이들에게는 췌장암 또는 관련 질환 투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배연정은 지난 2003년 췌장암으로 발전하기 직전인 종양 단계에서 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녀는 "췌장에 3개의 종양이 있었는데 여러 부위를 자르고 나니 원래 18㎝ 정도 되던 췌장이 5㎝ 밖에 안 남았다"고 전했다.

1969년 동양방송 탤런트 5기 공채로 데뷔한 임병기는 올해 5월 4일 MBN의 '보이스킹'에 출연해 췌장암으로 투병사실을 고백했다. 또한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우고 있다.

▶췌장암 초기엔 증상 거의 없어…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 나타나

일반적으로 등이나 허리 통증이 심하면 일단 췌장암을 의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췌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이후에도 복통과 함께 황달이나 소화불량, 식욕부진, 피로감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등이나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며 수술할 수 없을 정도의 진행성 췌장암에서 나타나게 된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이 있지만, 실제 초기는 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있어도 막연한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소화 장애 정도로 일상에서 많이 겪는 소화기 장애 증상과 유사하게 위장관질환과의 구분이 어렵다.

위·대장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는데, 지속해서 복통이 있으면 췌장암을 의심할 수는 있다. 더욱이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췌장암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또한, 만약 50대 이상에서 처음 당뇨병이 진단됐거나, 그동안 앓아왔던 당뇨병이 악화했을 때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등 통증에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다면 의심

간혹 허리와 등 통증으로 척추센터를 찾았다가 췌장암을 발견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으로 진단된다. 등 통증이 주요 증상이며 대부분 식욕부진과 체중감소 등이 동반된다.

췌장암에서 등 통증으로 내원했다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됐다는 의미이며, 전신상태도 상당히 좋지 않다. 실제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등이 아프면 췌장암이다'라는 정보를 얻고 등이 아프다며 췌장암 검사를 위해 방문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50세 미만에서 ▲췌장암 가족력도 없고 ▲만성 췌장염도 없고 ▲기타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 증상이 없을 때 췌장암으로 진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소화기내과주광로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소화기내과주광로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는 "막연히 등이 아파서 췌장암을 검사하기보다는 췌장암과 관련된 다른 동반 증상의 유무를 파악하고,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지 확인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 교수는 "췌장암의 가족력, 만성 췌장염, 오랜 기간 당뇨병, 췌장 낭성 종양 등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면서 "이러한 환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가능한 조기에 췌장암을 진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흡연과 비만도 췌장암 발생빈도를 증가시키므로 금연과 음식조절,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췌장암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크기 작은 췌장, 복부 초음파·CT로 진단 어려워 정밀 검사 필수

췌장은 복부 초음파 검사나 복부 CT 검사만으로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장내 공기가 많거나, 비만이 심하면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췌장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 췌장을 관찰하기 어려워 췌장암의 스크린 검사로 적합하지 않다.

일반 복부 CT 검사도 크기가 작은 췌장암을 놓칠 수 있어 CT 검사로 췌장을 검사해야 할 경우는 반드시 췌장 정밀 CT 검사를 해야 작은 암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로 일반 복부 CT 검사를 시행 후 안심하고 있다가 진행성 췌장암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따라서 일반 복부 CT 검사에서 췌장암이 없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췌장 정밀 CT 검사, MRI 검사, 내시경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주 교수는 "특히 내시경 초음파검사는 기존의 영상검사와 달리 위나 십이지장에서 췌장과 인접해 고주파 초음파가 장착된 특수 초음파내시경을 이용, 진행하는 검사"라면서 "정밀도가 매우 우수해 1㎝ 이하의 작은 췌장암의 발견뿐 아니라 영상검사에서 애매한 췌장병변을 재차 확인하거나 필요 시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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