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조절 중추신경계 이상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 … 의지와 달리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뒤틀려, 초기에 치료하면 예후 좋아

이봉주선수,네이버인물정보제공
이봉주선수,네이버인물정보제공
마라토너 이봉주가 ‘근육긴장이상증(근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근육 운동을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과도하게 강직돼 몸이 뒤틀리고 돌아가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서울대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이봉주 선수가 최근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모습을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약 1년 전부터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치료와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선수와 같은 근육긴장이상증 환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3만9731명 정도로 추산된다.

근육긴장이상증은 뇌신경에서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긴장해 수축을 일으킨다. 신체의 일부가 꼬이거나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자세가 비틀어지기도 한다. 특정 근육에만 나타나는 국소성, 전신에 퍼지는 전신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지영 교수는 “어떤 근육에 침범 했는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예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성인에서 잘 나타나는 증상은 눈꺼풀 연축, 기운목(사경증), 입근육긴장이상, 빠른 수축운동, 발성장애, 필기경련 등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직업적으로 반복해서 특정 근육을 사용할 때 직업성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음악가나 운동선수 등이 그 예다. 이 경우에는 신경성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

성인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경우들은 보통 국소성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아의 다리에서 발생한 근육긴장이상증의 경우에는 전신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어 서둘러 내원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또 노령에서 발생한 증상은 파킨슨병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것이 권장된다.

보통 근육긴장이상증은 특발성으로 나타나지만 경우에 따라 다른 질환으로 인한 2차성도 있다. 특발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은 원인이 분면하지 않다. 이 교수는 “돌연변이 유전자, 스트레스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차성은 헌틴톤병, 윌슨병 등 다른 신경학적 질환과 관련돼 발생한다.

진단은 전문의의 진료와 근전도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잦은 눈 깜빡임, 경련,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질을 할 때 매끄럽지 않은 느낌, 피곤할 때 목이나 입매 등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당기는 느낌 등이 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이봉주 선수는 “원래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여서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고 후회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 국소성일 경우 항콜린제등의 약물과 보톡스를 국소부위에 투약한다. 전신성일 때는 뇌심부자극술 등의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이지영 교수는 “이 병은 조기에 진단 받아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므로, 난치성이라고 해서 두려워하기보다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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